오늘은 만우절이다. 서양에서는 해마다 4월1일이 되면 갖가지 가벼운 장난과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곯리거나 헛걸음을 하게 하는 풍습이 있다. 이날 속은 사람들은 `4월바보'라고도 한다. 또한 만우절은 11월1일 성인들의 축일에 대비한 명칭으로 그리스도가 유대인에게 조롱당한 일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라고도 전해지고 있다. `4월바보'의 기원에는 여러 설이 있다. 서양에서는 춘분으로부터 새해를 시작하던 때에 새해 축제의 마지막 날인 4월1일에 선물을 하던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1564년 프랑스 샤를 9세가 양력을 채택, 1월1일이 새해가 되자 옛 풍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4월이 되면 다량으로 포획되는 고등어를 `바보같은 물고기'라고 해 푸아송 다브릴(4월의 고기)이라 부르고 4월1일에 장난조로 신년축하행사를 열어 엉터리 선물을 한 것에서 연유했다는 설도 있다. 인도에서는 불교도가 춘분으로부터 7일 동안 설법을 청문하거나 좌선을 통해 깨달음의 수행을 쌓는데 그 기간이 지나 속세로 돌아가는 날을 `야유절'이라 해 서로 놀리는 행사를 벌인 것이 서양에 전해진 것이라는 설도 있으며 이를 중국에서는 `중우절'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10여년전부터 4월1일 만우절이 사회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 앞으로 10년쯤 지나면 우리 입에서 만우절이라는 단어는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르는 아쉬움이 앞선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1년 365일 거짓말을 식은 죽 먹듯이 하는데 만우절이 무슨 의의가 있겠는가.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거짓인지 모를 만큼 정치인들은 물론 경제인, 법조인, 종교인까지 손가락질을 받는다. 결국 1년중 364일이 만우절인 셈이다. 그렇다면 1년에 하루쯤은 만우절 대신에 진실하게 사는 날, 즉 만진절, 진실절 등으로 정해 하루만이라도 거룩하고 진실있게 살면 어떨까. 오늘 하루만이라도 온국민이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면 이 나라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하다. 누군가 “나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라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겠지만 그것도 분명 거짓말일 것이다.
(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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