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월드컵 4강에 따른 기대와 부담을 등에 업고 출범한 아시안게임축구대표팀이 `새판짜기'로 숨이 가쁘다.
 
지난 2일 박항서 감독 체제로 출범한 23세 이하 대표팀이 지난 7일 북한과 통일축구경기를 치른 이후 다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9일 오전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은 새롭게 팀을 구성해서 처음 치른 북한과의 경기에서 기대에 못 미쳤던 탓인지 10일 청소년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판을 짜는 모습이었다.
 
이날 코칭스태프가 가장 집중적으로 손을 댄 곳은 수비진.
 
북한과의 경기에서 중앙에 박요셉(안양)을 중심으로 왼쪽에 조성환(수원) 오른쪽에 와일드카드 최진철(전북) 등으로 수비진을 짰던 코칭스태프는 첫 스리백 조합이 기대만큼 활약을 못했다고 판단, 이날 오전 집중훈련을 시켰다.
 
북한과의 경기에서 수비의 리더로 기용됐던 박요셉이 불필요하게 볼을 끄는 문제점을 보였다고 평가한 코칭스태프는 청소년팀과의 경기에서는 박용호(안양)를 중앙에 기용, 또 다른 가능성을 찾을 계획이다.
 
또 월드컵에서 좌우 윙포워드 설기현(안더레흐트) 박지성(교토)과 좌우 윙백 이영표(안양) 송종국(페예노르트) 등을 중심으로 대표팀의 주 공격루트를 이뤘던 측면도 완전히 새롭게 인선해야 하는 상황.
 
통일축구에서 3-4-1-2 시스템을 썼던 박항서 감독은 측면공격력의 약세가 부진의 원인이었다고 판단, 보다 공격적인 3-4-3 전형으로 청소년팀과의 경기에 나서기로 가닥을 잡고 최태욱(안양) 이천수, 현영민, 박규선, 변성환(이상 울산) 신동근(연세대) 등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이동국(포항) 김은중(대전)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최전방도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가능성을 점검하기는 마찬가지.
 
북한과의 경기에서 이동국-김은중 투톱을 선발로 투입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던 박항서 감독은 투톱과 스리톱에서 각각 어떤 조합이 최상일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오는 12일께 아시안게임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인 만큼 이번 청소년팀과의 평가전에서 다양하게 선수를 기용하는 한편 선수들간의 포지션 변동을 줘가며 테스트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히딩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백지상태에서 `홀로서기'에 나선 아시안게임대표팀이 숨가쁜 정비과정을 거쳐 어떤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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