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널뛰기를 하며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또한 그에 따른 경기침체의 우려로 국제유가마저 폭락해 투자자들은 패닉상태에 이르기 직전에 다다랐다.

이러한 위기로 모든 시장주체들이 어려움에 처했지만 가장 견디기 힘든 사람은 목돈 마련의 꿈을 안고 펀드에 투자했던 서민들일 것이다. 작년에 활황을 누렸던 주식시장의 기대감으로 펀드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 그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저축의 목적을 무시하고 높은 수익률만을 바라본 투자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단상일 것이다.

누누이 강조했듯 저축은 목적과 기간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3년 이상 장기간을 내다보고 주가폭락기를 대비해 1년 이상을 견딜 수 있을 때 펀드를 통한 저축이 효과적이다. 1년 이내에 꼭 필요한 자금이거나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방식이다.

문제는 작년의 주가 최고점에 시작한 적립식 펀드일 것이다. 은행에 적금을 넣으며 목돈을 마련하던 서민들이 펀드 분위기에 휩쓸려 적립식 펀드로 옮겨탔는데 1년도 안 돼 원금의 20% 이상이 날아가 버렸으니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버티는 수밖에 없다. 워낙 상황이 급해 20%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단순히 손실을 입었다는 피로감으로 환매를 고민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그 동안 꾸준히 적립하던 월납입을 중단하는 것도 재고해야 한다. 지금 상황이 안 좋다고 납입을 중단하면 비쌀 때 잔득 사놓고 쌀 때 먼 산만 바라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어차피 적금이라고 생각하며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다면 아직 2년 정도의 여력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아무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적립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때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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