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현 경기도의원

 지난 21일 제50회 사법시험 2차 시험 합격자 1천5명 중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최영(27·서울대 법대 졸업)씨가 합격의 영광을 얻었다.
작년 일본에서는 ‘오체불만족’ 저자로 유명한 오토타케 히로타다 씨가 초등학교 교사가 돼 화제가 됐다. 팔다리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휴대용 컴퓨터와 프로젝트를 이용하는 등 교육에 문제가 없어 교사 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최영 씨의 합격에는 법무부의 노력과 IT기술의 발전이 한 몫을 했다. 최영 씨는 눈으로 볼 수 없는 법전들을 음성 낭독 기능이 탑재된 노트북을 통해 목소리로 듣고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또한 법무부에서는 작년 시각장애인 2명이 1차 시험에 합격하자 2차 시험을 별도의 시험실에서 시험 문항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내장된 컴퓨터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했다. 또 일반인보다 1.5배 연장된 시간 동안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 논술형 답안을 입력하며, 시각장애인 전담 관리관이 시험을 감독하면서 프로그램 작동 등을 도왔다고 한다.
장애는 차별의 이유가 아니라, 다만 좀 불편할 뿐이다. 최영 씨의 경우처럼 사회적 배려만 충분하다면 장애가 사회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인해 이러한 불편함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해지면 사회 곳곳에서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평범한 삶을 많은 장애인들도 함께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실은 아직 현실 그대로다. 최영 씨의 사법고시 합격이 더욱 의미깊은 이유는 장애를 극복한 것뿐 아니라, 5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난 좌절을 극복한 결실이라는 점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성공은 운이 좋아 승승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성공이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사람들의 몫이다. 링컨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좌절과 실패가 있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고 계속 도전해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 처칠에게 성공은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잃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의 결과였다. 올림픽에서 야구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이승엽 선수는 ‘혼신의 노력은 결코 배반당하지 않으며, 평범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라고 했다.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담겨져 있다. 굳이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이 세상의 편견과 한계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끝내 성공의 기쁨도 느낄 수 없다.
스스로의 한계를 안다는 것은 그것에 굴복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최영 씨의 합격으로 수많은 장애인들이 제2, 제3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통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희망이 전해지길 바란다.
어려움을 극복한 진정한 성공의 힘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이제 우리도 희망의 두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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