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이슬람 최대 축제인 르바란을 앞두고 한국의 해외 원조용 중고의류가 인도네시아로 대량 밀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현지 세관이 단속에 나섰다.
 
10일 인도네시아섬유협회(API)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밀수입된 132컨테이너 분량의 중고의류가 최근 자카르타 북부 탄중 프리옥 항구에 도착해 통관 대기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니 수트리스노 API 중앙회장은 “중고의류 밀수 사실을 적발해 이를 관세청 직원들에게 통보, 즉각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으며 현재 진상조사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동부 자바 주도인 수라바야 항구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인도 등지에서 보내질 수 백 컨테이너 분량의 중고의류를 밀수입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후진국에 무상 원조되는 중고의류 밀수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오는 12월6일 르바란 명절을 앞두고 시중 의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베니 회장은 “중고의류 밀수업자들이 통관서류를 위조해 단속을 피하고 있는 만큼 세관 직원들이 X레이 검사 등을 통해 컨테이너 내용물에 대한 정밀 검사를 한다면 밀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섬유업계는 지난 97년부터 수입이 전면 금지된 중고의류가 밀반입돼 시중에 헐값에 유통되는 바람에 매출이 급감했다며 밀수 중고의류가 적발될 경우 이를 불태우고 관련자들을 사법처리 해줄 것을 당국에 요구해왔다.
 
한편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는 한글이 쓰여진 옷을 입은 시민들을 수시로 목격할 수 있어 한국 아파트 단지 등지에서 수거된 해외 원조용 의류가 대규모로 밀수출됐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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