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은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미국에 대한 경제적 의지와 군사, 정치,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친 동맹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정되느냐에 따라 명암이 교차되는 특성으로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과연 오바마의 당선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유세기간 동안 한미간의 자동차업계에 대한 불협화음을 강조하던 오바마 여서 더욱 앞으로의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 당선 이후 화두는 과연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의 분석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를 불공정이라고 생각하는 오바마여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각종 분석 자료가 신문 지상에 나오고 있다. 2007년 4월 2일 한미FTA가 타결되면서 우리에게 가장 큰 혜택은 자동차 분야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할 정도로 잘한 협상이라고 했었다. 이후 미국 자동차 업계의 불만이 지속되면서 이를 대변하던 오바마는 한미간의 자동차 교류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한미FTA의 재협상을 항상 지적했다. 그나마 잘한 협상이라고 하는 한미FTA의 재협상은 가능한 일일까? 여러 가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우선 재협상은 어려울 것이다. 선거전이어서 유권자의 생각을 고려했으나 재협상은 도리어 미국의 입지를 좁히는 일이라 나서기 힘들 것이라 판단된다. 이에 대한 압박 요소로 우리가 타국과의 FTA를 가속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동차 기준 등 몇 가지 합의가 남아있는 유럽과도 하루빨리 협상을 마무리 짓고 비준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도 좋다. 현재 진행되거나 진행예정인 인도나 중국 등의 카드도 좋다. 더욱이 현재 국내 국회 비준이 못하는 상황이나 우리가 먼저 비준한다면 가장 큰 압박카드가 될 것이다.

둘째로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5천~6천 대의 미국차의 판매가 지금보다 늘어야 한다. 물론 현재 국내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미국차가 판매가 되지 않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수입차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당연히 미국차의 질적 차원을 높여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다면 판매는 늘 것이다. 또한 상징적인 차원의 수입 증가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로 미국 빅3의 변화가 큰 만큼 냉정하게 주지할 필요가 있다. 분명히 GM의 크라이슬러 합병은 물 건너간 상황이나 방법을 강구할 것이고 포드도 마쓰다 등 계열사 등의 판매를 통해 자금을 모을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큰 만큼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크게 늘 것이고 우리 차의 미국 점유율은 더욱 치열해져 노력에 따라 기회와 위기가 교차될 것이다. 우리가 FTA를 통해 얻었던 장점 중 픽업 트럭 등의 진출 등은 고유가로 인해 당분간 의미가 희석될 것이며, 따라서 중소형차의 질적 향상과 판매에 주력해야 한다.
넷째로 친환경차 생산의 가속이다. 오바마 정부는 친환경 분야에 크게 신경 쓰는 만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이 생각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대체 연료 자동차 및 전기자동차 등에 관심이 큰 만큼 우리가 갖고 있는 유사한 경쟁력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우리가 그 동안 미흡했던 자동차 부품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빅3에 공급하는 우리의 부품량은 빅3의 회생에 따라 더욱 커질 것이고 우리의 부품업의 연구개발 능력을 고취시키는 계기도 만들 수 있다.
여섯째 미국의 보이지 않는 압력은 신차뿐만 아니라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큰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 규모 약 55조 원 시장은 미국의 선진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진정한 글로벌 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국내의 경쟁력 없는 분야는 도태되고 선진형으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바뀔 것이다. 중고차, 정비, 튜닝, 부품, 중고 부품, 폐차는 물론 보험, 렌트, 리스 등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10조 원 정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후진적인 개념을 선진형으로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도 제공할 것이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증가하면서 뒤쳐진 국내의 자동차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도 줄 것이다.

미국 시장은 연간 신차 판매 1천600만 대 정도의 세계 최대 시장이다. 현재 금융위기 등으로 1천300만 대 수준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최고의 시장이다. 실시간 정보 입수와 정확한 판단을 통한 능동적인 대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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