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단순히 식료나 타 산업의 원료를 생산하는 산업 행위만이 아니라 그것이 가지는 몇 배의 초경제적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농업은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농업은 타 산업의 방식과는 다르다. 그 생산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고, 생산 형태가 연속적이고 순환적이다. 게다가 한국농업은 경영 규모가 소농 구조인 까닭에 대농 구조인 서구 농업에 비해 상대적 열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농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농업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즉, 올바른 농업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농업관이 투철했던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농업관이란 본래 농업의 가치, 의미, 목적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인식과 태도를 말한다. 잘못된 농업관은 비단 농업만 쇠퇴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어려움에 빠트릴 수 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농업정책을 보면 대통령의 농업관이 얼마나 투철한지 짐작할 수 있다.
조지 워싱턴은 토지를 보호하고 개선하기 위한 농법. 오늘날 소위 말하는 지속가능한 농법을 이용했다. 토마스 제퍼슨은 확실한 중농주의자로 광활한 루이지애나 영토를 매입해 가족농을 적극 옹호했다. 링컨은 미 농무부를 발족시켰으며 서부의 농지를 개척해 5년간 정착한 사람들에게 65ha를 소유토록 한 가산법을 1862년 제정했다. 이 법으로 1990년까지 약 50만의 농가가 정착 토지를 취득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35년 토양보전법을 만들고, 1937년에는 전국에 3천 개소의 토지보전위원회를 만들었다.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위인들도 많다. 인도의 네루 수상은 모든 일을 미룰 수 있어도 농업만큼은 절대 미룰 수 없는 일이라 해서 농업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쿠즈네츠 교수는 후진국이 공업발전을 통해 중진국까지 도약할 수 있으나 농업발전 없이 선진국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갈파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인 미라보는 농업을 상공업의 뿌리라고 역설했다.
이제 오바마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바마가 생활 무대로 활약했던 곳은 시카고다. 오바마에게 각별한 이곳은 중서부의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옥토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집결지이다. 또 미국 최고의 농업기반도시에 해당된다. 오바마의 농업·농촌 관련 공약은 크게 공정무역 강화와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대책(가축시설 규제 완화, 유기농업 육성, 재생에너지 육성 등)이다. 그리고 우리 농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우리가 본받을 만한 공약으로는 ‘가족농의 경제적 기회 보장’이다. 가족농의 확고한 존립기반 유지는 농업 발전뿐만 아니라 국토의 균형발전과 농촌 지역사회의 유지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업 농촌 정보통신기반 구축을 통한 지역농업 활성화와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농어촌학교 환경의 개선 및 우수교사 유치, 지산지소형 학교급식 정책 등은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농업부문의 글로벌무역주의 확산과 농업정보기술(IT)진전, 운송수단의 발달로 정보취득이 쉬워지고 거래비용이 점차 감소되는 추세에도 미국 등 선진국은 이 같은 농업의 유지를 국가경쟁력의 관건으로 보고 적극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는 농업이 외부경제 창출 등 국가경쟁력에 유리하고 사회경제의 안정성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농업문제 챙겨야

이제는 우리도 벼랑에 내몰린 농업인의 생활향상과 식량안보 차원에서 농업문제를 다시 챙겨봐야 한다. 지난해 국제 곡물값 급등으로 ‘식량주권문제’가 세계적 화두로 등장했다.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27%에 불과해 세계 식량전쟁에 무방비 상태다. 우리가 마음껏 마시고 숨 쉬는 물과 공기가 농촌으로부터 공급되고 민족의 화합과 아름다운 문화 전통이 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 우리의 농업을 가꾸고 농촌을 살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