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나라도 예전과 같이 운동선수는 운동만 하는 시대를 버리고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선수들을 양성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그만큼 뛰어난 선수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96년 창립된 한국올림픽성화회가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하고 엘리트체육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의 공로를 인정해 수여하는 ‘한국올림픽성화회 연구상’을 수상한 인천대학교 체육학부 손천택(54)교수가 앞으로의 한국체육 미래상을 이같이 밝혔다.

손 교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제안서 작성,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립을 위한 세미나 개최, 한국영재체육 연구 등 그 동안 인천뿐 아니라 한국스포츠에 기여한 공로가 커 이번에 체육상 부문 연구상을 수상했다.

이에 그 동안 인천체육 발전과 한국영재체육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손 교수를 만나봤다.

다음은 손 교수의 일문일답.
-한국올림픽성화회 연구상에 대한 설명과 수상 소감은.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따로 준비한 것은 아니고 선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운동을 좋아하던 시골 소년이 지금까지 살아온 험난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내가 평생토록 학업·운동 병행선수 양성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유치제안서 작성, 주경기장 건설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세미나 등 나름 스포츠에 기여한 공이 좀 있는 것 같아 기쁘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태권도 동메달리스트라는 사실을 몰랐는데 내가 그런 삶을 살았다는 것이 그 동안 묻혀 있다가 이번에 알려지면서 심사 대상에 올라 만장일치로 수상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내가 받은 다른 상들에 비해 이 상이 나에게 무엇보다 소중하고 의미있다. 앞으로 엘리트체육을 위해 더욱더 열심히 연구하고 봉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유치제안서를 작성했는데 당시 상황을 어떠했는지.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단순히 성공적인 개최뿐 아니라 스포츠의 문화·복지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아시아경기대회 관련 경기장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니라 인천시민들이 많은 스포츠 시설을 통해 문화·복지를 영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는 경기장을 복지시설의 의미로 봤을 때 보다 많은 경기장이 필요하다. 유치제안서 작성을 의뢰받았을 때 당장은 어렵겠지만 만약 아시아경기대회가 인천에서 열린다면 경제적 부흥, 복지, 의식 등의 수준이 높아져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일념과 나름 스포츠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요청을 받아들였다.

특히 당시 정부는 세계스포츠계의 트리플크라운(하계올림픽, 월드컵대회, 동계올림픽)을 달성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관련 지원이 전혀 없어 많이 힘들었다. 그 와중에 당시 박사과정 제자들과 여러 제자들의 도움으로 제안서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인천은 유치에 성공했고 평창이 떨어졌다. 그것이 인천 때문이라는 정부의 나름 앙금이 지금 인천의 주경기장 건설의 어려움과 조금은 연관성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유치제안서의 주요 골자는.
▶아시아경기대회를 단순히 대회 개최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얻겠다는 생각보다 문화·복지 시대에 발맞춰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췄고, 체육이 단순히 스포츠 시설, 경기 대회라는 것보다 사회·문화적 가치, 스포츠 복지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제적 이익, 인천시민이 스포츠를 통해 복지시설이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경기장 신설뿐 아니라 보다 많은 경기장을 건설해야 한다.

물론 경기장 건설 후 사후 적자를 우려하는 이들이 많은데 우리는 그것을 또 다른 면으로 봐야 한다. 그 경기장을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 흑자, 적자 등을 논할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시민들이 얼마나 많이 이용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그런데 사실상 문광부에서 예산문제로 현재는 21개에서 13개까지 줄였는데 인천의 스포츠 복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 인천에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인천이 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해 경제적 부흥과 시민 삶의 질 향상, 복지시설 의식 함양 등의 성취목표를 반드시 이루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유치제안서를 작성한 한 사람으로서 확정 당시 심정은.
▶유치제안서를 작성한 한 사람으로 쿠웨이트에서 ‘인천’이라는 이름이 아시아에 울려 퍼진 역사적인 현장에 자리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 좀 아쉬웠지만 다른 섭섭한 감정은 절대로 없었다. 또 내가 개인적으로 무엇을 이룬 것보다 더욱 큰 성취감을 얻었다.
앞으로 유치만 성공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경기대회가 내용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돕겠다.

-인천지역에서 체육이라는 학문의 고등교육을 맡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현 인천체육의 문제점이 있다면.
▶일단 우리나라 운동선수들의 문제점은 운동을 하면서 학업을 포기하는 것이 마치 문화인 것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들이 결국 사회에 나가면 지도자가 되고 선수들을 지도하게 될 것이다.

운동선수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운동만 하는 것, 그래서 체육집단 전체가 뒤떨어진 집단으로 평가받는 것이 안타깝다. 이로 인해 체육인 대부분이 각자가 갖고 있는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이런 굴레가 인천에도 뿌리 내려 이제 뽑을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이 문제다.

-그럼 인천체육의 문제점을 바꿀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우선 학업이 운동보다 우선시 되고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는 한 가지만 하는 영재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영재를 길러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포츠도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사회에 발맞춰 변화해야 하고 다양한 장학제도 도입, 학업·운동 병행선수 양성전략 도입, 지역전문가 등 지역에 맞는 모델 개발 등 문화체육과 관련된 법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인천은 ‘인천하면’ 떠오르는 특성화 종목을 육성하는 것도 시급하다. 인천시체육회가 물론 예산이 부족한건 사실이지만, 그러나 예산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포츠산업에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무엇보다 시민들의 도움이 가장 절실하다. 인천시와 정부가 함께 하는 대회지만 인천시가 유치한 것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그것을 계기로 지역 발전, 복지수준 향상,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 동북아 인천으로서의 자리매김 등 각종 목적과 뜻을 잘 이해하고 같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한마음이 지금 인천시가 가장 힘들어하는 주경기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

지금 정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문학경기장 리모델링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만약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한다면 그 비용도 신설 비용과 비슷할 뿐 아니라 오는 2012년에 인천에서 열릴 전국체전에 대비할 선수들의 훈련장소가 없어진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끝으로 지난해까지 인천대 송도신캠퍼스 건설본부장을 맡아 일을 했는데 송도캠퍼스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송도캠퍼스 이전은 그냥 단순히 위치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옮기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위치만 옮기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기간이 좀 길어지더라도 대학 본연의 의무인 연구와 학문의 터전이 잘 이뤄질 수 있는 공간적 역할이 가능할 때 이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시작할 당시 입찰안내서에 맞는 건설과 그곳에서 학문을 담당할 여러 교수들의 의견들을 잘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필〉
나이:54
학력:국민대학교 체육학사
    서울대학교 체육학 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철학박사

<주요경력>
   1996~2001 한국특수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
   2004~2005 인천대학교 학생처장
   2005~2006 인천대학교 교무처장
   2005~현재 인천시체육회 이사
   2005. 6.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유치제안서 작성
   2007~2008 인천대학교 송도신캠퍼스 대학건설본부장
   2008. 12. 한국올림픽성화회 연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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