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국내의 경제도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 빅3의 향방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5대 자동차 메이커의 움직임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누적되는 차량의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한 생산 조절 움직임으로 공장 정지가 시작됐고 비정규직 사원의 정리 및 명퇴 등 각종 군살을 빼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혼류 생산 등 물량 재배치도 시작됐고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도 시작됐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아직 멀었다는 판단이다. 더욱 뼈를 깎는 아픔을 견디어야 한다. 특히 노사관계의 개선은 필수요소다. 이미 국내 자동차업계의 노사분규는 연례행사로 치러질 만큼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고, 이렇게 서로가 어려운 기회에 한걸음 양보해 상생 구조로 탈바꿈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된다.

국내 5사 중 가장 큰 문제는 쌍용자동차다. GM대우자동차의 경우는 물론 모회사인 GM자동차의 향방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나, GM자동차에서 인정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생산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나름대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안팎으로 어려움에 봉착돼 있다. 올해부터 급격하게 변화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친환경 고성능 소형 중심의 차량 선택은 앞으로 각 메이커들에게 소형 중심의 차량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프레임 방식의 디젤 SUV가 주축이 되고 있다. 세단 차량은 한 가지뿐이다. 이 차량도 중소형 차량은 아니어서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이미 몇년 전부터 중소형 승용중심의 차량 개발 등 친환경 개념의 개발 투자가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한 디자인 측면에서 일반인의 선택이 어려운 너무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어 판매 자체가 어려운 부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즉 현재의 어려움은 급변하는 시대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고, 모기업인 상하이자동차와 쌍용자동차와의 연계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상하이자동차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의 부족도 매우 큰 문제다. 예전부터 제기된 쌍용자동차의 기술 유출문제는 항상 지적된 문제인 만큼 이 부분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적재적소의 투자가 이루어져 하는데 없었다는 것도 주 요인 중의 하나다.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바로 노사문제로 커졌고 벌어진 틍을 채우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도 의미있는 지적이다. 최근의 상하이자동차의 중국으로의 철수 발언은 이러한 문제점의 종착역이라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앞선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쌍용자동차는 되살아 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서로가 무리한 요구는 하지 말아야 한다. 상하이자동차도 건질 것은 다 건졌다는 생각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와 대안이 모색돼 주변을 안심시키고 노조를 설득해야 한다. 노조도 한걸음 물러서 최악의 상태가 되지 않게끔 결실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최악의 파멸이 올 경우 종사원의 실직은 물론 부품회사의 연쇄도산 등 사회적 피해가 급증할 것이다. 특히 다른 메이커로의 피해 확산도 예상될 정도로 극한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상하이자동차도 이미지 실추는 물론 중국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반감으로 양국 관계의 악화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서로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정부도 큰 관심을 가지고 중계 역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상하이자동차는 이번 사태에 대해 노조문제와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 등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있어야 투자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우선적으로 투자부터 해놓고 정부에 압력을 가하든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노조도 전례 없는 양보를 보임으로써 자기희생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 쌍용자동차가 보여줄 수 있는 카드는 이제 별로 없는 실정이다. 시간도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안팎의 어려움은 이제 극한치에 이르러 대안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양측 모두 최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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