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무자년 한 해를 보내고 2009년 기축년이 밝았다. 연말연시의 열기가 예년에 비해 낮았던 것은 아마도 침체된 경제 분위기를 반영한 듯 하다. 특히 올 한 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제전망은 가뜩이나 위축된 몸을 더더욱 움츠리게 만든다. 국내 전체 경기가 전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정부 차원의 경고가 연이어 나오고 있어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사회적 파장이 가장 크다는 자동차 분야의 위축은 전체 경제의 가늠자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올해의 신차 판매가 예년의 110만 대 수준에서 두 자리 숫자에 머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닥쳐올 자동차의 앞날을 예견하는 듯 해 더욱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 메이커 5사의 움직임과 각오는 남다를 것이다. 각각의 기업의 특성에 따라 방향이 결정되고 사느냐 죽느냐의 싸움에 직면할 것이다. 먼저 모기업인 상하이자동차가 손을 뗀 쌍용자총차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여서 해법을 찾는 데 고민이 많다. GM대우자동차는 역시 모기업인 GM의 활성화 여부가 큰 변수이나 경소형차 등 인기 기종에 대한 자체적인 경쟁력이 많은 만큼 살아날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도 르노그룹의 활성화와 내부 낭비요소 제거 등 노력에 따라 회생하는 데 지장은 없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생산성 향상 등 기존의 내부적인 문제점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혼류 생산 등 물량 조절 등에 힘을 쓰고 있어 재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모든 상황이 다르다고 할 수 있으나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내부 낭비 요소를 없애는 등 체질 개선의 기회를 만들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는 체질 개선을 위한 실시간적인 노력과 소비자를 유혹하는 자사 차량의 판매 마케팅이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경우 선진 외국 메이커에 비해 생산성 저하, 노사 문제, 미래형 자동차 원천 기술 부족 등 다양한 내부 문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얼마나 짧은 기간에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소비자를 유혹하는 신차 개발의 정도에 따라 내년도 내수 판매도 좌우한다. 내년 예정 차량으로는 현대자동차 약 7개 종, 기아자동차 5개 종, 나머지 3사가 각각 1개 기종의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기업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의 국내 소비자들의 차종 선택은 외부 디자인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와 운전감각 등 다양한 요구사항이 커지고 있고 더욱 시기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주머니를 여는 데 제품과 가격을 동반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작년에도 나타났지만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국내 마케팅의 한계를 나타내고 있어 내수 시장에서의 편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소형차 중심의 차종에서 거리가 있는 디젤 기반의 SUV차량이 대부분이어서 판매에 한계가 있고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도 차종 선택의 한계와 르노자동차 기반의 수출망에 주로 의존하고 있고 GM대우자동차의 경우는 90% 이상을 해외 GM자동차의 판매망에 의존해 내수 시장을 포기하는 듯 하다는 것이다. 이미 내수 시장은 현대기아자동차의 기반으로 굳어지고 있어 나머지 3사의 의미가 희석되는 듯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내수 시장은 까다로운 소비자의 전초 시장으로서 신차 등 마케팅 전략의 첫걸음인 만큼 국내 자동차 메이커가 적극 활용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올 중반에 최대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최소한의 지출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마케팅 기법을 동원해야 할 것이고 내부 낭비요소를 줄이기 위한 각종 방법이 동원해야 한다. 감산과 감원은 물론이고 몸을 움츠리고 최소한의 에너지만을 소모하는 동면 기간이 될 수도 있다. 최고의 몸 만들기 기간인 만큼 1~2년 후 등장할 몸짱을 기대하면서 최고의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만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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