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선 안양시의회 보사환경위 부위원장

 2009년 새로운 한 해가 올해도 어김없이 밝았지만 대망의 새해가 밝았다거나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조차 나누기가 왠지 미안해지는 요즘이다.

한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는 동반 추락하고 주가는 하락하고 임금 동결, 삭감의 연이은 행렬 속에 중소기업이 도산하고 중산층이 몰락하고 일자리는 줄어들어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과 ‘청백전’(청년백수전성시대)은 인생의 황금시기를 침울하게 보내며 40, 50대 실직 가장의 지친 어깨 위에는 흔들리는 가정위기를 간당간당 의지해 버티고 선 채 가는 곳마다 장사가 안 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고 만나는 이들마다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어려운 경제 위기 속에 그 누구를 탓하랴마는 선거 때마다 치사할 정도로 머리를 조아리며 당선만 시켜주면 열심히 일하겠다던 정치인들은 다 어디가고 정치, 경제 분야에선 그 어떤 지도자도 목소리를 높이거나 책임지는 실질적 소유자는 없고 깡패를 닮은 정치꾼들만 난무한다며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토로 하시던 어느 어르신의 노한 음성이 귓가에 쟁쟁하다.

진정한 의회민주주의란 협의와 합의, 그리고 대화와 타협일진데 다수결 원칙의 의회민주주의는 간 곳 없고 4천800만 명이 학수고대하는 민생법안은 어디 두고 정쟁만 난무한 채 회의실이 잠기고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해 멀쩡한 문짝을 때려 부수는가 하면 쇠사슬을 몸에 감은 현대판 스쿠루우지가 등장해 전 세계 언론은 한국의 의회민주주의를 난장판 국회, 수치스런 국회로 방송해 그런 의원나리들을 선출한 우리 국민은 한심하고 멍청하고 수치스런 국민이 돼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늘날 정치 사회가 혼란한 틈을 타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약삭빠른 정치꾼이기보다는 성실한 대중의 힘을 믿고 말 없는 다수, 민초의 침묵을 방관하지 않으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품격있는 정치인이 그리운 시간이다.

정치꾼이 돼 그를 선택한 시민들을 바보 멍청이로 만들지 말고 진정한 정치인이 돼 대화와 타협, 존중과 신뢰를 몸소 실천하는 존경받는 의원상이 그리운 요즘이다.
그 직에 있을 때나 그 직을 떠난 후에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떠난 이후의 뒷모습이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눈 앞의 알량한 이익을 위해 선량한 양심과 거룩한 진실이 외면 당하지 않고 침묵이 귀한 것을 알아야 하나 정의를 위해 꼭 해야 할 말은 당당하게 전하는 모습이 그리운 때다.
선거 때 골목마다 뛰어 다니며 목청을 높혔던 그 목소리를 잊지 말고 의회에 처음 등원하던 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오른손을 들고 벅찬 각오로 다짐하던 그때, 그 초심을 잃지 않는 반듯한 나라, 반듯한 의원이 필요한 때다.

그저 오늘이 우리 생애 최후의 날인 듯 그렇게 정의롭게 주어진 직분에 충실히 살아 후대에 길이길이 이름을 남기는 그런 정치인이었으면 좋겠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고,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머리를 숙이면 부딧치는 법이 없음을 명심하고 유권자를 두려워 할 줄 아는 진정한 정치인을 우린 오늘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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