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나흘간 지상파 TV에서는 31편의 영화가 쏟아진다.

 장르적으로는 코미디가 10편으로 가장 많은데 모두 한국 영화다. 명절 단골 손님인 청룽(成龍)은 없다.

 역시나 새로운 영화는 거의 없지만 EBS가 내세운 클래식 명작 두 편이 위안을 준다.

 

▲ 못말리는 가족
▶드라마=‘밤의 열기 속으로’(EBS, 24일 오후 10시 10분)는 미국 흑인 스타 1세대인 시드니 포이티어가 주연을 맡은 1967년작이다.

 존 볼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종주의에 대한 배격이 주제다.

 살인사건을 소재로 흑인이라는 것 때문에 처음에는 용의자로 몰렸던 버질이 침착하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백인 보안관이 버질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통해 주제를 구현한다.

 여전히 미국에서 인종주의가 극성을 부렸던 1960년대 흑인과 백인의 은근한 우정을 그린 상당히 혁명적인 영화다.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주드 로, 니콜 키드먼 주연의 대서사시 ‘콜드 마운틴’(EBS, 26일 오후 11시 10분)과 실존 복서 브래독의 실화를 그린 러셀 크로, 르네 젤위거 주연의 ‘신데렐라 맨’(EBS, 27일 오후 11시 10분), 송강호 주연의 독특한 조폭 이야기 ‘우아한 세계’(KBS2, 26일 밤 12시 5분), 관객 409만 명을 모은 핸드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SBS, 27일 오후 9시 40분)이 방송된다.

 또 재일동포 최양일 감독이 따스한 시선으로 만든 서민 소동극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KBS1, 24일 밤 1시 5분)와 온주완 주연 ‘피터팬의 공식’(KBS1, 25일 밤 1시 15분), 허영만 원작의 ‘식객’(SBS, 25일 오후 11시)도 볼 수 있다.

 ▶범죄·누아르=‘석양의 무법자’(EBS, 25일 오후 10시 10분)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오마주를 바쳤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1966년작이다.

▲ 석양의 무법자

 원제가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인 이 영화는 남북전쟁이 한창인 미국을 배경으로 3명의 총잡이가 20만 달러를 놓고 벌이는 추격전을 그린 마카로니 웨스턴. 세르지오 레오네의 무법자 시리즈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에 이은 완결판으로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다는 주제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리 반 클리프, 엘리 왈라치 등의 명연기 속에 녹아있다.

 형사 권상우와 검사 유지태 주연의 범죄 소탕기 ‘야수’(MBC, 23일 밤 1시)와 소매치기 손예진과 형사 김명민의 악연을 그린 ‘무방비도시’(MBC, 25일 밤 12시 15분)도 있다.

 

▲ 그놈 목소리
▶스릴러, 액션=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 700회 특집으로 유괴를 소재로 한 ‘그 놈 목소리’(SBS, 24일 오후 11시 10분)를 편성한다.

 아들을 앗아간 유괴범으로부터 걸려온 44일간의 피말리는 협박전화를 다룬 작품으로 설경구와 김남주가 호흡을 맞췄다.

 맷 데이먼 주연의 ‘본 슈프리머시’(MBC, 26일 밤 12시 35분)와 ‘본 얼티메이텀’(MBC, 27일 오후 11시 5분)이 잇따라 방송되며, 조쉬 하트넷 주연 ‘럭키 넘버 슬레븐’(KBS1, 23일 밤 12시 50분)과 박해일 주연 ‘극락도 살인사건’(KBS2, 27일 밤 12시 15분)이 방송된다.

 ▶멜로=강동원과 조한선을 스타덤에 올린 하이틴 로맨스 ‘늑대의 유혹’(SBS, 26일 밤 1시)과 엄정화, 이동건, 한채영, 박용우의 진한 멜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KBS2, 23일 오후 11시 5분), 멜로의 고전인 ‘미워도 다시 한번’(KBS1, 27일 밤 1시 25분) 등 각기 다른 특색의 작품 세 편이 편성된다.

 ▶코미디=영화의 히트로 시트콤으로도 만들어진 김수미, 임채무 주연의 ‘못말리는 결혼’(KBS2, 25일 밤 12시 25분)과 19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원스 어폰 어 타임’(KBS2, 26일 오전 11시 45분), 나문희 주연의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KBS2, 27일 오전 10시 25분), 홍콩스타 수치(舒淇)와 이범수가 호흡을 맞춘 ‘조폭마누라3’(MBC, 24일 밤 12시 20분)가 방송된다.

 차승원, 유해진 주연의 ‘이장과 군수’(SBS, 26일 오전 10시 35분)는 과거의 반장과 부반장에서 현재 이장과 군수라는 뒤바뀐 위치로 재회한 두 남자의 권력 다툼을, 정재영 주연의 ‘바르게 살자’(SBS, 26일 오후 9시 40분)는 융통성 0%의 순경으로 인해 실제 상황처럼 변한 은행강도 모의 훈련을, 염정아와 탁재훈이 주연을 맡은 ‘내 생애 최악의 남자’(SBS, 27일 오후 11시 55분)는 하룻밤 실수로 10년 우정이 깨진 두 남녀의 이야기다.

▲ 무방비 도시

 ‘마파도 2’(SBS, 27일 오전 10시 25분)와 ‘동갑내기 과외하기2’(KBS2, 24일 밤 12시 10분), ‘복면달호’(SBS, 25일 낮 12시 10분)도 있다.

 ▶블록버스터=최근 내한했던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 전쟁(War of the Worlds)’(SBS, 24일 밤 1시 15분)과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아일랜드’(SBS, 25일 밤 1시 5분)가 편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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