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TG가 다시 한번 대역전승을 연출하며 창단후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TG는 13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2-2003 Anycall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전반 한때 23점차까지 뒤졌지만 신종석(17점.3점슛5개)의 깜짝 활약과 데이비드 잭슨(19점)의 막판 결정타가 터져 대구 동양을 67-63으로 꺾었다.

이로써 4승2패로 7전4선승제의 승부를 마감한 TG는 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서는 감격을 누렸다.

또한 정규리그 3위였던 TG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 못하고도 챔피언에 등극한 최초의 팀으로도 남게됐다.

TG가 승리한 경기에서 모두 막판 불꽃같은 3점포를 퍼부었던 잭슨은 기자단 투표에서 70표중 39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4쿼터만 되면 슛이 불을 뿜어 `잭슨 타임'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잭슨은 마지막까지 벤치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전반 무득점 등 3쿼터까지 단 6점에 묶여있던 잭슨은 52-58로 뒤진 종료 5분57초전부터 연달아 3개의 3점슛을 깨끗하게 성공시켜 단숨에 61-58로 승부를 뒤집었다.

잭슨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아 곧이어 중거리슛으로 이어졌고 60-63으로 쫓긴 종료 38초전에는 침착하게 2개의 자유투를 모두 집어넣었다.

신들린듯 연속 13점을 퍼부은 잭슨의 슛잔치에 동양 선수들은 넋이 빠졌고 전감독과 허재는 벤치에서 승리를 확신하며 환한 웃음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다.

동양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김병철(11점)이 3점슛을 터트려 추격에 나섰지만 종료 2초전 연장전을 노리고 던진 김병철의 외곽슛이 림도 맞지 않고 리온 데릭스(11점.14리바운드)의 품에 안기면서 챔프전 2연패의 꿈을 접어야 했다.

1쿼터까지만해도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최종 7차전에서 가려지는듯 했다.

동양은 경기 시작 직후 양경민(11점)에게 3점슛을 얻어맞았지만 이것을 1쿼터 유일한 실점으로 막으며 허재가 부상으로 빠져 중심을 잃은 TG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마르커스 힉스(20점)가 연달아 골밑을 파고들었고 주전들이 돌아가며 3점슛 4방까지 곁들여 1쿼터를 24-3으로 크게 앞선 채 마쳤다. 3점은 챔프전 한 쿼터 최소 득점.

동양 김진 감독은 만족의 미소를, TG 전창진 감독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2쿼터에 돌입했지만 갑자기 사정이 뒤바뀌었다.

신종석을 앞세운 TG의 대반격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잭슨을 대신해 1쿼터 막판 투입된 신종석은 지역수비를 펼친 동양의 허점을 파고들어 영리하게 빈 자리를 찾아다녔고 무려 5개의 3점슛을 모두 깨끗이 집어넣는등 2쿼터에서만 17득점했다.

결국 양경민까지 외곽슛 행진에 가세한 TG는 믿기지 않게도 전반을 36-36, 동점으로 끝내는데 성공했다.

기세를 이어간 TG는 3쿼터에서 잠시 리드를 잡기도 했지만 이정래에게 뜻밖의 외곽슛 2방을 얻어맞아 50-51로 뒤진 채 4쿼터에 들어갔다.

하지만 급한 쪽은 동양.

박빙의 승부에서 항상 잭슨을 막지 못해 졌던 동양은 다시 한번 잭슨 악몽을 극복하지 못했고 TG는 플레이오프 이후 원정 경기 전승의 신화를 일구며 자신들도 믿기지 않는 우승의 환호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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