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일대 광활한 (주)한국화약 부지에 대한 주거단지 개발계획이 주민의견 수렴절차에 들어가 골프장을 갖춘 그야말로 `환경적인' 대단위 주거단지 개발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식이다. 시세팽창이 하루도 멈추지 않고 있는 인천시 입장에서는 대규모 주거단지 확보를 스스로 희망했을지도 모른다고 볼 때 과연 이 주거단지가 친환경적으로 개발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
 
보도에 따르면 (주)한화가 화약생산 공장과 창고로 사용해 왔던 고잔동 591번지 일대 75만여평에 대해 2007년까지 주거단지를 조성한다는 사업제안서가 인천시와 남동구에 제출됐고 이에 따라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공람공고 절차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시와 구는 사업지구 인근의 남동공단으로 인한 환경피해 최소화를 위해 공단 경계 300m에 완충녹지를 확대하고 기존 습지 및 수림대, 유수지, 구릉 등은 원형을 보존하는 `친환경적 개발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통부분 인프라 확대와 쾌적한 주거환경 보전을 위해 저밀도 개발을 사업자에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의 의견에 따라 (주)한화측은 당초 24만여평이던 주거단지를 19만여평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일반상업용지와 각종 기반시설, 18홀 규모(25만여평) 골프장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제 관련절차를 밟아 한화측이 환경교통영향 평가와 실시계획인가 승인을 받으면 2005년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현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과연 친환경적인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느냐다. 우선 완충녹지를 마련한다고 해도 편서풍을 타고 오는 국내 최대 규모인 남동공단의 각종 공해가 제대로 차단될지 염려된다. 아울러 현재도 환경문제로 대한주택공사와 시민단체간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논현2택지개발사업지구가 한화 부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갯골 건너편엔 시화공단이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각종 대책을 철저하게 마련하겠다고 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본란을 통해 이미 강조했듯이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개발이 능사가 아니라 환경보전과 주민생활 여건확충에 소홀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이다. 대규모 지역개발이 공공기관이 아닌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특정 기업의 수익성 사업이기에 더욱 그렇다. 행정력 오용여부에 대해 당국자는 보다 철저하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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