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가 성공적으로 완공돼 후손들에게 훌륭한 유산으로 남겨졌으면 좋겠습니다.”
경인운하지역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박한욱(65)위원장의 말이다.
경인운하 건설사업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운하 건설을 공식 발표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1992년 굴포천 일대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치수 목적으로 굴포천 방수로사업이 시작된 지 17년 만의 일이다.
박 위원장은 “처음 계획됐던 굴포천 방수로사업이 지난 1995년 운하 건설로 변경돼 추진되면서 환경단체의 반대와 감사원 지적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이로 인해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정부가 이제 운하 건설을 공식화했고 몇 달 뒤면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는 운하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어 지역 발전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할 때”라며 “지역 주민들도 성공적인 운하 건설을 위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에게서 경인운하 건설 관련 지역 주민들의 반응과 향후 지역협의회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경인운하지역협의회는 어떤 단체인지.
▶경인운하지역협의회는 운하 건설에 찬성하는 지역주민단체로서 지난 2004년 8월 26일 인천시 계양구 목상동마을회관에서 굴포천방수로지역협의회로 처음 출범했다.
이어 2006년 8월 26일 굴포천방수로지역협의회 제2주년 행사 때 경인운하지역협의회로 명칭 변경을 제의했고 그해 10월 경인운하지역협의회로 발족됐다.

-지역협의회를 이끌면서 우여곡절도 많았을텐데 가장 보람 있었던 때는 언제였는지.
▶긴 세월 동안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서로 믿고 함께해 온 모든 지역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그 덕분에 협의회가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위원장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운하 사업을 공식 발표하면서 강력하게 추진의사를 밝혔을 때다. 지난 10여 년간 재산권 행사도 제한 받으면서 고생했던 주민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경인운하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지역 주민들은 긴 시간이 지났지만 정부가 국민과 약속을 지켜준 것에 대해 신뢰를 보내고 있다. 아울러 마음 한편에 부담도 느끼고 있다.
운하 건설에 대한 반대의견도 많은 만큼 반대했던 분들까지 ‘운하 만들기를 잘했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멋지고 훌륭한 운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지난 2003년 1월 24일 대통령인수위 김은경 간사의 경인운하 백지화 발표와 함께 그해 3월 시민단체에 의한 감사원 감사청구 및 감사 그리고 감사원의 재검토 의견 제기 등 경인운하 사업이 자칫 백지화될 뻔한 순간이 있었다.
우리 주민들은 일부 환경단체들의 반대와 백지화 주장에 맞서 5년간을 대응해 왔는데 그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운하 건설은 반드시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참을 수 있었다.

-일부에서는 아직 경인운하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안타깝고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사람이 하는 일 중 완벽한 것이 있겠는가.
경인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분들은 지난 10년 동안 그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겪었을 고통과 눈물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제는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운하를 물려줄 수 있게 대안과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창조적인 대안을 만들어 주민과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인운하 사업 일지
 

1992년 12월 굴포천 방수로 사업 착수

1995년 3월 경인운하 민자사업으로 지정

1998년 3월 민자사업시행자 지정및 협약 체결

2002년 4월 KDI 경제성 재검토 용역 의뢰

2003년 3월 감사원 감사 결과,경인운하 재검토 결정

2004년 8월 네덜란드 DHV사 경인운하 타당성 검토

2008년 12월 경인운하 민자사업에서 수자원공사 시행으로 전환

2009년 1월 경인운하 3월 착공 발표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어떤 운하가 됐으면 좋겠는지 희망사항은.
▶경인운하는 물류 등 본래 기능에 충실한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인 만큼 예술성과 문화적 가치가 있는 사업으로 승화됐으면 좋겠다. 시민들의 여가 선용장소와 쉼터가 될 수 있고, 관광·레저·위락을 즐길 수 있고, 볼거리·먹을

 

거리·배울거리가 풍성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향후 경인운하 건설과정에서 지역협의회는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지.
▶원활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정부에 협조하고 아울러 경인운하 백지화를 주장했던 반대 측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경인운하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물로 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협의회 주민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경인운하 사업이 약속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요.
▶1899년 경인철도가 놓임으로써 조국 근대화의 기틀이 마련됐고, 1967년 경인고속국도가 생기면서 산업화 및 도시화를 이룩했다. 이제는 경인운하가 건설됨으로 조국 선진화의 초석이 마련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힘든 경제난 속에서 일자리와 고용 창출이 이뤄지고 지역 주민과 서민경제에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경인운하 사업이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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