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석 고양 목암중학교장

 ‘2학년 이00, 조00, 서00 3명
 동급생 000, 000에 대한 집단괴롭힘 및 폭행’
결재 올라온 사안보고서를 보자마자 “이 녀석들이 또!”하면서 “이 녀석들을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지?, 정말 어렵군!”하는 지도상의 한계에 대한 탄식의 말이 저절로 나왔다.

요즈음 중학교에서는 생활지도가 가장 난제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학생사안들. 그 중 대부분은 학교폭력으로 학생 간의 사안이 가장 많고 꽤 많은 비율에 속하는 것 중 한 가지가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력행위로 특히 언어폭력행위가 심한 편이다. 특히 학생 간 폭력행위를 하는 학생 중 대다수는 교사에 대한 폭력행위도 한다. 한 번의 사안 처벌을 받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 사건을 일으킨다. 이번 사안의 세 녀석도 그에 해당한다. 한 번 처벌받으면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은데, 왜 이 녀석들은 2년 동안 계속해 끊임없이 이런 일을 저지르는 것일까? 그 동안의 수많은 경우를 겪으면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가정교육이 학교교육보다 절대 우위(優位)다.” 
먼저 학생에게 바로 행동개전이 일어나서 다시는 동일행위를 하지 않게 되는 경우는, 부모가 학교의 처벌·처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학생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성하며 학교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 학생교육에 전념하는 경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계속해 학생이 동일행위를 반복하는 경우는, 부모가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고 그에 따라 학생교육에 대한 반성이 없으며, 학교의 처벌·처리에 대해 부정적·회의적이어서 수용하지 않으려 하며, 학생과 부모 자신들에 대해서 합리화나 변명, 심한 경우에는 학교의 처리에 대해 항의까지 하는 등 학교와 유리된 교육태도로 나아가는 경우다.
위 세 녀석의 경우에는 부모가 모두 폭행 사실에 대해 “친구끼리 그렇게 치고받으면서 자라는 것이지”, “나는 어릴 때 더 했어. 이 정도 가지고 뭘 그래.”, “욕하는 정도야 뭐, 오죽 못 났으면 남에게 맞겠어. 치료비는 얼마든지 물어줄 테니까 맞고 들어오지 마.”, “교사도 잘못하면 아이들이 욕할 수 있고 대들 수 있지. 예전에도 그랬잖아.”, “담배? 술? 나도 중1때부터 했는데 뭘.” “여학생 괴롭히기? 그거야 학교 다닐 때나 할 수 있는 거지.” 등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번번이 학교의 처벌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런 부모의 막강한(?) 비호 하에 녀석들은 계속해 사건을 일으켜 학교에서는 더 이상의 처리가 곤란할 지경에 이르러 급기야는 지난 2주 전 학폭위에서 전학을 권고하기에 이르렀고, 재유발하면 반드시 전학가야 한다는 조건부 상황인데도 또 사고행동을 한 것이다.
그렇다. 결코 쉽지 않은 학생의 생활지도는 학교 측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정교육이 학교교육보다 절대 우위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 교직경험에서 얻은 확고한 결론이 오늘 다시 또 확인된다. 부모 역할의 중요성이 다른 자녀교육면에서도 다 그러하지만, 특히 생활지도면에서 더욱 그러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자녀교육을 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아가 우리 학교를 믿고 공조체제를 구축, 일관성 있는 철저한 생활지도가 이루어진다면 우리 학생들 모두가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을 지니고 성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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