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약속한 게 몇 가지 있습니다. 골프 안 하기, 개인 승용차 안 타기, 당좌수표 발행 안 하기, 내 책상 안 갖기 등등. 이 중 골프는 본의 아니게 잠시 하다가 곧바로 그만뒀습니다. 그 비용이면 몇 사람이 혈액투석을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같은 세상에 보기 드문 소신을 지닌 ㈜금강오토텍 강춘식(56)대표이사는 첫 만남부터 남달랐다.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 161블록 13로트 그의 사무실은 개인 책상과 명패 없이 회의실로 쓰이고 있었는데 축하화분이 가득했다.

강 대표가 지난 12일 2009 전경련 국제경영원(IMI)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 부문 대상을 받은 것.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용 로봇 및 물류 운반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이미 우뚝 서 있지만, 봉사와 헌신을 통한 사회공헌에 대한 남다른 소명과 장기기증운동 후원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12년째

강 대표는 1998년부터 장기기증운동 경인지역본부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후원활동은 16, 17년 전 인하대 경영대학원 동문들과 “인천에서 기업하는 사람들끼리 지역을 위해 뭔가 뜻있는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하면서 시작했다.

특히, 수술비 때문에 이식을 포기하는 환우들과 기약없이 늘어가는 병원비에 절망하는 환우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게 목적이었다.

후원활동은 주로 시신기증, 장기기증 서약, 기증자 관리, 혈액투석자 관리, 홍보활동 등을 하는 데 주로 오랜 투병 생활을 통해 가산을 탕진한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는 “안타깝게도 투석자들은 골수를 기증받은 이후에는 사실을 감추고 숨어 지내려고 해요. 역시 받는 것보다 주는 사랑이 훨씬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하고 말했다.

민간단체 주도로 일을 하다 보니 그 동안 의료법 위반 등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장기기증운동본부의 일을 개인적으로 도와준 의사가 병원에서 왕따를 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기증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강 대표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한 번은 어느 노인정에서 “기증을 한다는데 바둑판은 기증을 안 하느냐”며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장기기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인 꾸준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얼마 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기증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문의는 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인천에서 골수를 비롯,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한 서약은 2천여 건이 넘는다. 후원회원도 100여 명에 달한다.

후원회에서는 최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을 많이 한다. 어릴 때부터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이웃을 돕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장기기증 서약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금전적으로 후원을 하는 거죠. 장기기증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회원가입없이 후원만 하는 분들도 꽤 많아요”라고 소개했다.

 # 직원을 주인으로 세우는 현장경영인

강 대표는 어릴 적 직업군인이나 비행기 공장 사장이 되는 게 꿈이었다.

만들기를 좋아했던 강 대표는 길가에 핀 국화꽃을 보고 “마차의 바퀴처럼 생겼다”고 표현하는 등 남다른 관찰력과 기계 등에 관심을 보였다.

직업훈련원 훈련부장, 실업고 교사를 거쳐 마침내 기계회사를 창립했고, 운반·하역 기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금강오토텍은 많은 시행착오와 금전적, 시간적 노력을 거쳐 1996년 자동차공장 생산설비 자동화 라인을 순수 국산 설비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강 대표는 그 다음 해 외환위기를 맞아 주거래 업체의 부도로 인한 연쇄부도의 위기를 맞게 됐으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직원들과의 의기투합을 통해 기업을 쇄신, 위기를 넘겼다.

그 뒤로 지금까지 10년 넘게 그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직원들 또한 강 대표의 뜻을 이해하고 더불어 장기기증운동의 후원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강 대표가 장기기증운동을 비롯, 마약퇴치운동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벌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팀별 책임제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줬기 때문.
강 대표는 직원들에게 군림하는 기업인이 아니라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행동하면서 또한 인정받고 있다.
강 대표는 이와 관련, “회사는 내가 세웠지만 이미 내 것이 아니다”면서 “부서장이 부서직원들이 있어야 존재하듯 대표도 직원들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과학기술 분야 최고 훈장 수훈

㈜금강오토텍은 고도기술이 요구되는 자동차, 철강, 전자, 식품, 부품소재 공장과 방송국, 병원, 공항, 우체국 등에 독자기술을 통한 고정밀, 고기능 제품을 제공하는 산업용 로봇 및 물류 운반시스템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특허출원된 기술도 34개나 가지고 있다.

특히,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개발, 설계 제작해 국내 최초로 특허 등록한 물류 자동화운반기기인 KA-RUN을 출시해 그 동안 일본 및 독일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국내 자동차 생산공정의 조립 및 운반 분야에 기술자립이라는 새바람을 일으켰다.

산업자원부가 실시하는 기술력 평가를 통한 신기술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INNO-BIZ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06년 4월 과학기술 분야의 최고 영예인 과학기술 훈장을 국가로부터 받았다.
강 대표는 “코앞의 이익을 위해 중국이나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옮겨갔던 기업들은 결국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기업의 성장원동력은 결국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이를 이끄는 사람”이라고 기업마인드를 밝혔다.

  

 

<주요 약력>
장기기증운동 경인지역본부 후원회장
인천시 마약퇴치운동본부 후원회 감사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인천지부 자문위원
인천국제물류산업전시회 조직위원
인천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운영위원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인천지역협의회 부회장

 <주요수상실적>
2006년 산업자원부 장관상
2006년 국무총리상
2006년 대한민국 과학기술 훈장 진보장 수훈
2007년 100만 달러 수출의 탑 수상
2007년 올해의 CEO대상
2009년 IMI경영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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