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선 안양시의회 보사환경위원회 부위원장

 참으로 오랜만에 우리나라 지폐에도 최초로 여성이 등장하게 됐다.

오는 6월 새로 발행될 5만 원권 지폐의 앞면에는 신사임당 초상과 함께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묵포도도’와 ‘초충도수병(보물 595호)’ 중 가지 그림이 삽입됐다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 지폐에도 여성인물을 선정해야 한다는 여성계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었고 좀 늦은 감은 있으나 지금이라도 역사 속의 여성인물이 5만 원권 고액지폐의 새로운 모델로 등장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5만 원권의 새로운 모델이 된 신사임당은 이이 율곡을 훌륭하게 길러낸 자애로운 어머니였고 현모양처였고 문학도였고 예술가였다.

그 옛날 남성 중심 주의의 서슬퍼런 조선사회에서도 특출한 인재로 평가됐던 사임당 신씨.
이제 우리는 5만 원권에 새로이 등장하는 신사임당을 바라보며 이 시대 우리의 어머니상을 다시 한 번 정립해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엄마”, “어머니”를 외쳐 부르곤 한다.

유아기적 배가 고프면 “으앙”하고 터뜨리는 울음과 함께 엄마를 애타게 찾았고 힘들고 지쳐 죽을 만큼 괴로울 때도 “엄마”, “어머니”를 부르곤 했다.

그때마다 엄마, 어머니는 요술방망이처럼 뚝딱 모든 것을 해결해 내시고 만들어 내시던 불가능이 없으신 분으로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예고 없이 닥쳐온 놀라운 사건 앞에서도 우린 순간적인 외마디 소리로 “엄마야 깜짝이야”, “아이쿠 어머니”를 외쳤고 모처럼 어렵게 맞은 100점짜리 시험성적표를 들고는 미처 신발도 제대로 벗지 못한 채 집안으로 뛰어 들면서 우린 또 한 번 큰소리로 제일 먼저 자신있게 외쳐 부르곤 했던 엄마, 어머니였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언제 어디서나 제일 먼저 생각나는 엄마, 어머니...
아! 위대한 어머니,
이이 율곡을 훌륭한 학자로 길러낸 신사임당,
그는 그 옛날 어리던 율곡 이이의 손을 잡고 첩첩산중 대관령을 넘으며 어머니를 그리며 지었던 시 ‘유대관령 망친정’과 ‘사친’으로도 유명했던 우리들의 어머니인 신사임당, 이제 5만 원권 새 지폐에는 어머니인 사임당이, 아들인 율곡은 5천 원권 지폐의 등장인물이 돼 모자(母子) 화폐가 돼 어머니를 다시금 생각게 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살기가 빠듯하다고들 한다, 하나같이 뭐 신나는 일이 없다 한다.

그 옛날 배가 고파 먹을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우리들의 엄마, 어머니는 모자라는 밥을 자식들에게 한숟갈이라도 더 먹이고자 늘 속이 좋지 않아 안 먹는 거라시며 찬장 한 귀퉁이 굴러다니던 시든 무우 한쪽을 어기적 어기적 씹으시며 곡기를 거르곤 하셨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그런 엄마, 어머니는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
5만 원권에 새로이 등장한 위대한 어머니 신사임당을 보며 어려운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린, 모두에게 희망과 사랑을 주는 이 시대의 진정한 엄마, 어머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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