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투자 안전지대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년간 월드컴과 엔론 등 기업회계부정 스캔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전세계 주식 및 채권 투자기관들의 관심이 미국과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아시아 증시와 채권시장으로 온통 쏠리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인터넷판은 11일자에서 지난 1년간 각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아시아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립했다면서 아시아는 `믿을 수 없는 도박판'에서 `천국'의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물론 9·11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아시아 증시도 가격 제한폭까지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1년간 최악의 상태로 추락할 위험이 없는 안전한 투자처로 이미지가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극동 지수(FEFI)와 이머징마켓 프리 아시아 지수(EMFAI)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각각 5.67%, 2.32% 떨어졌지만 북미지수와 세계 지수는 각각 22%, 19.29% 하락한 것이 이같은 변화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AWSJ은 또한 아시아 채권은 위험 등급으로 분류되는 미국 채권보다 위험도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면서 이는 과거 `고위험 고수익'으로 분류됐던 아시아 채권 이미지가 크게 바뀌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투자등급 채권 금리는 미 국채보다 1.66% 포인트 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이는 지난해 말의 1.56% 포인트보다 더 벌어진 것이지만 미국 정크 본드와 미 국채간 스프레드인 2.24% 포인트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 정크본드와 미 국채간 금리 스프레는 1.62% 포인트였다.
 
이처럼 아시아 채권에 대한 국제 기관투자가들의 높은 관심은 앞서 말레이시아가 6억달러 상당의 글로벌 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할 수 있었고 오는 10월 태국이 5년만에 처음으로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토록 가능케 한 요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메릴린치의 제이슨 칼리 아시아 신용연구소장은 “전세계적으로 충격이 많았던 지난 2년간 아시아는 안전한 투자처임을 스스로 입증해왔다”며 “현재 세계 경제를 뒤덮고 있는 도전이 계속되는 한 아시아는 국제 기관투자가들의 주목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볼때 아시아는 스프레드가 가장 높은 지역은 아니지만 신용위기 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도 아니다”면서 “아시아 투자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성이 적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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