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제영 경기본사

【안산】“안산시 행사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이게 모두 시민들의 세금으로 이뤄질텐데,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다음 날에 강행한 행사는 너무 지나쳤습니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토해내는 불만섞인 얘기 중 하나다. 우선 최근에 개최된 행사만 계산해 보자.
튤립축제를 시작으로 국제 거리극 축제, 한국레저 항공전, KBS 열린음악회, 성호 문화제에 이어, 지난 주말에는 호수공원에서 보리밭 축제가 열렸다. 며칠동안에 무려 6개의 거대한 행사가 안산에서 치러졌다는 얘기가 된다.

시민들은 가정의 달 5월에 어린이 날을 비롯해 어버이날, 스승의 날에 이어 부부의 날까지 주머니를 털어내야 하는 행사가 겹쳐있는 탓인지 다소 지쳐있는 듯 하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반월산업단지의 공황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마당에 안산에서 이 많은 행사를 꼭 치러야 하는지에 대해 시민들은 짜증이 나있다.

특히,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행사 하나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국민이 애도하고 있던 지난 23일과 24일 안산생활체육협의회 주관으로 보리밭 축제를 강행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경기도내 각 지자체들도 이벤트성 공연이나 행사를 취소한 마당에 굳이 유명가수를 초청해 춤추고 박수치는 행사를 해야 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알려진 바로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3일 안산시는 시장을 비롯해 부시장, 국장, 각 과장을 긴급 소집해 예정된 행사를 치를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누가 반대하고 찬성을 했는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국상 중에 춤추고 노래하는 이벤트 행사를 해야 했는지 시민들은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는 안산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어떤 네티즌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마당에 연예인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는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들을 보면서 실망했다”고 했다. 안산시가 행사를 많이 하는 것도 시민들의 눈에는 곱지 않지만, 행사를 하더라도 분위기를 보아가며 해야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