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존재는 환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야만 그 가치가 높아집니다. 특히 인천지역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은 그 동안 많은 아픔을 겪어 왔기 때문에 이제는 그 아픔을 딛고 시민들이 믿고 자신의 아픈 몸을 맡길 수 있도록 새 단장을 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지난 2006년 인천의료원장에 부임한 후 3년간 124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의료원 기능 보강, 병원정보화 구축 시범사업 선정, 국가지정격리병상(음압시설) 개원 등 쾌적한 진료 환경 제공 및 의료 이용의 형평성을 확보하면서 인천의료원을 반석 위에 올려 놓은 김종석(54)원장.
지난달 23일 인천시는 김 원장을 앞으로 인천대 국립대학 전환 시 의과대학 신설 등 시책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해 3년 더 인천의료원을 맡도록 최종 연임 결정했다.

그 동안 김 원장은 노조와의 갈등을 빚었지만, 인천의료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대쪽 같은 의지로 진료 환경 개선(124억 원)은 물론, 병원정보화 구축 시범사업 선정(53억 원), 병원시설 리모델링(180억 원) 등을 완료 또는 지원 약속을 받으면서 인천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지난 1일부터 인천의료원장으로 다시 3년간 이끌어 가게 된 김 원장에게 인천의료원 운영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앞으로 3년 더 인천의료원의 살림을 맡게 됐는데 소감 한마디.
▶3년이라는 시간을 더 얻은 만큼 그 동안 못했던 병원 발전을 위한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이며, 특히 병원의 단기적인 발전계획으로는 시설, 장비, 인력 등 지방의료원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중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단 지난 3년간 중장기계획의 기초적인 토대는 마련한 것 같고, 앞으로 3년은 그 토대를 바탕으로 인천의료원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3년간 인천의료원을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나름대로 그 일들을 평가한다면.
▶처음 의료원을 왔을 때 시설, 장비, 인력 등 총체적으로 부족한 상태였다. 특히 병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의료진의 확보였다. 왜냐하면 병원은 우수한 의료인력이 확보돼야 병원의 기능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대병원과 전략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우수 인력 영입에 총력을 다한 것이 병원의 기능을 좀 더 업그레이드한 것 같다.

또 인천의료원은 그 동안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시설 변화에 신경을 썼는데, 한꺼번에 하면 워낙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조금씩 한 것이 3년이 지난 지금 전면적인 리모델링로 사업이 진행되는 등 이 두 가지가 큰 성과라 생각한다.

   
 
반면 우리 병원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인력 관리의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결국은 의료업이라는 것이 노동집약사업이라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인력 관리가 필수인데 관리가 되지 않는 병원은 발전할 수 없다.
그 동안 우리 병원은 직원들에 대한 조직적인 관리라는 개념조차 없는 조직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지난해부터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아마 조직 관리가 많이 좋아질 것이다.

-그 동안 인천의료원 노조와의 갈등이 심했던 걸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
▶인천의료원의 노조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개인적으로 느끼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노사화합이 되려면 최소한 노와 사가 균등한 상태에서 협의가 이뤄져야지 어느 한쪽으로 균형이 쏠리면 결코 진정한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없다.

한 회사에는 엄연히 노와 사가 있어야 할 자리가 있고, 또 발휘해야 할 권한이 있는 법이다.
서로가 그 자리를 지키지 않고 상대방의 권한을 침범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절대 발전하는 회사로 만들 수 없다.

현재 인천의료원은 임금 체불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다른 지방의료원보다 나은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처사라고 생각한다.
피땀 흘려 일한 노동의 대가를 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병원의 상황과 자신들과 같은 일을 하는 다른 병원의 근로조건을 올바로 비교한 후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인천대학교와 인천의료원의 통합문제에 대한 의견은.
▶지금 지방의료원의 가장 큰 문제는 우수한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수 인력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존립도 힘들다.
지금 인천의료원의 외부 평가는 아주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인천대학교와 통합해 대학병원으로 발돋움하면 외부 우수 인력 확보는 물론, 내부적으로 인재를 키워 그 위상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야 진정한 공공의료도 이뤄질 수 있다.
공공의료의 기본은 우수한 의료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제 인천의료원도 다른 병원처럼 큰 병을 잘 고치는 병원으로 알려져야지 현재처럼 다른 일반 병원의 2차 병원으로 남아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 인천대와의 통합과 함께 대학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변화를 모색해 국내 우수한 의료진 확보와 질 높은 의료교육을 통한 의료인재 양성 등은 앞으로 인천의료원이 추구해야 할 숙원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운영계획이 있다면.
▶지난 3년간 중장기 발전 기반을 다져 왔던 만큼 이제는 그 계획을 바탕으로 의료원을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그 동안 시설이나 장비 등에서 낙후됐기 때문에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이에 환자의 편의를 최대한 살릴 수 있고 깔끔하게 병원을 새로 짓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에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병원의 위상을 높이고 직원들에 대한 다양한 교육으로 인적 관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등 의료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병원으로 만들겠다.

 <김종석 인천의료원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54년 5월 6일
학    력 : 서울고 졸업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의학과 석·박사 학위 취득(의학박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주요 경력 :  1987~1990년 부천세종병원 신경정신과 과장
           1990~2001년 지방공사 인천의료원 신경정신과 과장
           2001~2004년 한마음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2004~2006년 지방공사 인천의료원 신경정신과 과장
           2000년~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2003~2005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인천지부학회 회장
           2006년~현재 인천광역시의료원 원장
           2008년~현재 인천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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