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범 경기본사

【오산】‘본말이 전도된다’에서 전도는 엎어져 넘어지거나 넘어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차례, 위치, 이치, 가치관 따위가 뒤바뀌어 원래와 달리 거꾸로 된다는 뜻도 함께 담고 있다.

최근 오산지역 농심(農心)이 한 시의원의 한마디에 들끓는 사태가 빚어졌다. 오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한 의원이 학교급식 관련 질문을 하면서 ‘오산세마쌀’ 폄하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작 그 의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본말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급식용 쌀로 공급되는 오산세마쌀 질이 떨어진다고 발언한 것이 아니었다”며 “일부 공급되는 쌀 중 미질이 좋지 않은 것이 있어 확인을 해보자는 의미였다”고 말한다. 즉, 양질의 쌀을 아이들에게 공급하자는 의도에서 나온 말이 결국 ‘오산세마쌀’ 폄하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지역 농민들은 의원의 해명이 미진하다며 실력 행사로 항의할 움직임마저 보였다. 시의원의 신분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고, 이로 인해 오산세마쌀의 브랜드 가치가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산농협 측은 그 의원의 발언으로 100억 원 정도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졌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어떻게 나온 수치인지는 몰라도 상품에 있어 브랜드 가치는 곧 판매와 직결되는 문제다 보니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다행히 그 의원은 물론, 전·현직 의장의 공개 사과로 이어진 이번 ‘오산세마쌀’ 폄하 발언 사태는 일단락 지어지는 분위기다. 그래서 ‘말’이란 시기적절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 오산세마쌀 폄하 발언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쌀 수요(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 모를까, 판로 개척의 어려움으로 농민들이 속을 끓이고 있는 시점에서 툭 던진 한마디의 파장은 가늠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말’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공인의 경우 좋은 의도로 한 말이라도 받아들이기에 따라 뜻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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