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여성미술’ 비엔날레인 ‘2009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가 오는 8월 1일 그 화려한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올해 비엔날레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을 비롯해 인천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중구일대에서 꼬박 한 달간 펼쳐진다.
전 세계 26개국 250여 명의 작가들을 초청, 세계 여성미술의 흐름과 비전을 제시할 이번 비엔날레를 진두지휘한 권경애 국제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만나봤다.
-2009 비엔날레의 개막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는 크게 주제나 매체에 대한 편견 없이 여성미술가들의 창조적인 노력을 옹호하고 장려하고자 기획됐습니다.
지금의 국제비엔날레는 지난 2004년 인천여성미술인협회 회원들이 주도한 ‘제1회 인천여성비엔날레’로 시작, 이후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어보자는 인천시의 제안으로 2006년 pre-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2007년 국제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로 발전해 왔습니다.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는 ‘여성미술’을 전면에 내세운 세계 유일의 비엔날레임과 동시에 지역의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그 기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타 지역의 비엔날레와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비엔날레의 특징을 소개해주신다면.
▶지난 2007년 비엔날레가 작고한 여성 화가들을 중심으로 여성 화가들의 초창기 그림을 조명했다면, 올해는 현존하는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현대 여성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인천예술의 집약지가 될 아트플랫폼에서 비엔날레가 펼쳐집니다. 인천의 근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아트플랫폼이 비엔날레의 의미를 더하는 한편, 비엔날레 또한 아트플랫폼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지난 비엔날레보다 공간상의 제약이 덜한 탓에 작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작품을 구상하고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큰 타이틀이자 본전시의 주제인 ‘가까이 그리고 멀리’에는 어떠한 뜻이 담겨있는지 궁금합니다.
▶‘가까이 그리고 멀리(So Close Yet So Far Away)’는 여성에게 가까운 공간인 심리·정신적 공간부터 먼 공간인 사회·문화적 공간을 모두 포함하는 주제입니다. 여성과 관계된 폭넓은 ‘공간’ 모두를 아우르는 비엔날레를 선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주제에 따라 늘 정체성을 고민하는 여성들과 ‘여성성’과 ‘사회성’의 대립으로 갈등과 고민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모든 것을 담은 미술작품들이 본전시를 통해 소개됩니다.
-올해 비엔날레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보람을 꼽으신다면.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총 6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비엔날레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대가를 지불하고 비엔날레에 초청한 작가들은 33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엔날레에 꼭 참여하고 싶다며 자비와 국비 지원을 받아 비엔날레에 참여하게 된 세계의 작가들은 40여 명에 이릅니다. 한 해, 한 해 달라지는 비엔날레의 위상이 작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지면서 보다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펼쳐지는 국제행사임에도 지역문화계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국제행사로 탈바꿈하면서 지역에서 반대의견이 적잖이 쏟아져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정당한 지적은 우리의 노력을 부채질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는 지역 일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스케일을 갖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지역을 탈피, 세계인이 머리를 맞대고 발전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문위원 위촉과 작가 추천 의뢰 등의 교류를 통해 소통의 끈은 놓지 않을 생각입니다.
-관람객들이 비엔날레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법을 소개해 주신다면.
▶전시 프로그램도 뛰어나지만 올해는 여러 작가의 다양한 퍼포먼스를 즐겨볼 수 있습니다.
걸레를 들고 전시장 곳곳을 닦는 김은미 작가나 대형 유리를 이용한 멜라티 수료다모의 퍼포먼스 등을 통해 그 의미를 함께 생각해 본다면 비엔날레를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어른들을 위한 현대미술특강, 어린이들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 시민 참여 퍼포먼스 등 비엔날레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호하는 것과 다르더라도 ‘수용하고 즐기자’는 마음가짐이 비엔날레를 찾는 관객들에게 보다 큰 기쁨을 선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인천여성비엔날레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혹자는 굳이 ‘여성’을 주제로 하는 비엔날레를 계속해야 하느냐며 전체미술로의 전환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전체미술로의 전환은 결국 타 비엔날레와 엇비슷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년마다 한 번씩 가장 독창적이고 가장 세계적인 비엔날레 개최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 세계의 여성작가들에게 자부심으로 손꼽히는 비엔날레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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