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휘경 경기본사

【안양】안양시는 매주 수요일 안양시청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각 국과 사업소가 돌아가며 안양시 주요 시책과 현안 사업들에 대해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브리핑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브리핑제도의 취지가 상당히 퇴색돼 가고 있다는 느낌에 기자는 실망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유인즉 시의회 회기 시에는 브리핑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각 국과 사업소에서 브리핑하는 것은 두 달에 한 번꼴도 되지 않는데 브리핑자료라고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자료의 내용이 너무도 없기 때문이다. 행사 위주의 브리핑자료가 주를 이루는 것은 보통이고, 심지어 2~3주 전에 홍보실을 통해 배포된 보도자료를 내놓는 국이 있는가 하면, 훌륭한 자료임에도 담당 과장의 결재가 나지 않아 브리핑에서 제외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느 공무원은 기자에게 “아직도 공직사회에는 언론에 대해 피해의식이 있다. 그렇다 보니 ‘언론에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뿌리 깊어 브리핑자료를 작성할 때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하다보니 브리핑자료가 부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며 솔직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브리핑 때마다 브리핑자료보다는 그 외의 현안 문제들에 대해 질문할 수밖에 없는데 질문을 하고 나면 후에 기자에게 들려오는 후문이 ‘브리핑이지 우리가 기자들에게 행정사무감사 받느나?’하는 비아냥과 비난이 들려오는 것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보다못해 브리핑을 주관하고 있는 홍보실에 수없이 브리핑자료의 개선 문제 제기를 했지만 그때마다 기자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시정하겠다’는 말뿐, 나아지는 것을 거의 볼 수 없었다.
관선 시절과 달리 민선시대에는 각 지자체별 홍보 전략이 매우 중요하기에 많은 지자체들이 브리핑제도를 운영하며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시정을 펼치겠는가를 기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현실 속에 안양시의 브리핑제도의 현실은 이를 역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이에 기자는 차라리 지금의 부실한 브리핑제도를 이어 나갈 바에는 현행 브리핑제도를 폐지하고, 매주 안양시를 대변하는 부서인 홍보실에서 홍보실장이 행사 위주로 브리핑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안양시의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이나 부시장이 직접 현안을 가지고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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