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휘경 경기본사
【안양】경제불황으로 인해 서민 경제 살리기가 한창이던 올해 초 안양시의회 모 정당 소속의원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경제 살리기에 동참한다는 뜻으로 2009년에는 의원 해외 연수를 가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일치하고 대표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이를 발표해 시민들에게 박수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대시민 약속을 한 지 불과 몇 달도 지나지 않아 그 당 소속 L 의원이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에 4박 5일 일정의 일본 연수계획서를 제출했고, 지난 6일 심사위원회에 의결을 거쳐 오는 24일 출국을 남겨 놓고 있는 상태다. 한마디로 시민들에게 한 약속 자체가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L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가 당론으로 정한 것은 낭비성 연수를 가지말자고 한 것이지 실속 있고, 알차며 향후 안양시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연수까지 가지 말자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이번에 내가 가려하는 연수는 녹색성장 저탄소 운동이 벌이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 속에 꼭 필요한 연수이며, 부천시청 공무원 4명과 울산광역시의원 3명 등 총 8명이 가는 것으로 나는 이번 연수가 안양시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중요한 연수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 주장에 당위성이 얼마나 있는지 기자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언제, 어느 시민들이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를 가지 말라고 강요한 적이 있었는가. 안양시의회 같은 당 소속 시의원들 9명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해외연수를 가지 않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한 것이 아닌가.
기자는 L 의원의 해외연수를 왈가왈부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시민과의 약속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고, 허울 좋게 경제가 어려우니 우리도 동참하기 위해 해외연수를 가지 않겠다고 대시민 약속을 왜 한 것인지 기자는 묻고 싶다.

아울러 시의원은 정치인으로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시민들을 대신해 시의회에서 집행부를 견제하며, 집행부가 바른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감독·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중하고, 절제돼야 하며 더욱 대시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킬 수 있을 때 시민들에게 신뢰받는다는 점을 인식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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