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9년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경제불황이 전국을 휩쓴 해다.

IMF 이후 최대라는 경제불황이 지역 기업들을 덮치면서 평상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이익을 쪼개 사회환원에 나서던 기업들도 대부분 그 명패를 잠시 접어둔 채 집안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천지역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회환원에 있어 그야말로 ‘문어발식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유통업계 최초 장학회 설립부터 최근 1주년을 맞은 희망장난감도서관, 난치병 환자 치료비 지원에 승기천 정화활동까지 백화점 매출이 예전같지 않을 텐데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세계인천점 김봉호(53)점장을 만나봤다.

-불황으로 인해 인천점도 영향을 받았을 텐데 요즘은 좀 어떤지요.
▶불황이 지난해부터 닥치면서 인천점뿐만 아니라 인천시민 모두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때라고 축 처진 모습이 아닌 보다 밝은 분위기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하반기 들어 조금씩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액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매출은 예전같지 않아도 사회공헌활동은 예전보다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서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미 벌여 놓은 사업들도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특히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 장학회 사업에 대해 규모를 줄여야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러한 걱정은 고맙지만 사회공헌활동은 고객과의 약속이자 원칙이기 때문에 인천점이 인천에서 활동을 하는 이상 늘리면 늘렸지 줄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원칙은 자신이 불리할 때 지켜야 진정한 원칙이죠.
-인천점 점장에 부임한 직후부터 유독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이유라도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신세계의 경영방침이 ‘윤리경영’입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익활동을 통해 납세와 고용 창출을 하고 그 다음에는 정의에 합당하게 윤리적 책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인천점에 와서 특별히 무엇을 했다기보다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요.
제도가 발달하면 시스템이 형성되고 시스템이 발달하면 문화가 되잖아요. 인천점은 이제 그러한 자발적으로 돌아보는 문화가 정착기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우선 매년 수익금의 일부분을 인천시발전기금으로 기탁해 올해까지 20억여 원을 지원해 지역의 문화, 사회복지, 교육 등의 발전을 간접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설립한 장학회를 통해서는 지역 고등학생 130명에게 1인당 100만 원씩 총 1억3천만 원을 지원했고요.
서구 심곡동에 있는 희망장난감도서관 4호점은 어린이재단과 함께 1년여 전에 만들어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장난감 대여를 비롯한 각종 교육 및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죠.
또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급여에서 1계좌당 5천 원씩 후원금을 내면 회사에서도 그만큼의 금액을 지원하는 희망배달 캠페인을 통해 올해에도 두 차례 희귀병으로 투병하는 어린이에게 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꼭 금전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매달 팀별로 복지관을 방문한다던지 홀몸노인 가정방문 봉사활동도 실시하고 있죠.
올해는 특히 친환경 경영에 맞게 청량산 정화활동과 승기천 정화활동, 문학산 나무심기 운동 등 인천점이 숨쉬는 인천지역의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반 조직에서는 아무래도 상명하복 문화가 익숙해져 새로운 사업이나 활동을 시작할 때 조직의 장이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가 많던데 인천점도 비슷한가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직원들 사이에 주위를 둘러보는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되다 보니 이제는 직원들이 알아서 먼저 제안하고 ‘이 활동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더라고요.
최근 경기불황이 닥쳐오자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 신빈곤층을 발굴해 기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구조조정이나 부도로 인해 수입이 멈춘 사람들을 후원하고 있어요.
사회초년생인 신입사원들이 어려운 가정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과외 지도와 함께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는 아름아리 활동도 좋은 예인 것 같습니다.

저는 하고 싶어도 요즘 학습에 대해 젊은 친구들만큼 모른다고 안 시켜주더라고요.
-단순히 활동에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홍보에도 열심인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제가 오기 전이라고 아무 활동이 없던 것은 아니죠. 그 전에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를 말처럼 해 왔지만, 와서 보니 최근 사회적 기업이 이슈화되듯이 좀 더 분위기를 만들고 싶더라고요.
신세계 인천점이 이만큼 한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알려 비슷한 능력을 가졌거나 이보다 못한 사람들이더라도 함께 나누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홍보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준비하고 있거나 구상 중인 사회공헌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정확히 무슨 활동을 하겠다라기보다 점차 사내 분위기가 스스로 찾아서 하는 모습이 나오면서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을 찾아갈 것 같아요.
친환경 활동과 관련해서도 환경은 일반 고객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유행하는 ‘착한 상품’같이 그린 상품을 기획해 고객들이 스스로 이 상품을 사면 나도 사회에 기여하는구나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기계획을 세우고 대단한 사업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내년이 되면 그때 시민들이 가렵고 아픈 곳을 찾아 마치 ‘5분 대기조’처럼 유연성을 갖고 어두운 곳에서 일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신세계 인천점은 곧 증축을 앞두고 있습니다. 주차타워를 새로 세우고 본관 층을 세 층 올리는 등 공사 규모가 큰 만큼 공사 기간 동안 고객은 물론, 인근 통행객들에게도 불편을 끼치게 돼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사 기간 동안 주차 및 통행 문제에 그만큼 만전을 기하고 증축이 완료되면 인천지역에서 신규 고용을 1천 명 이상 창출해 명품관과 각종 고객편의시설을 설치해 고객들이 좀 더 나은 서비스와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쪼록 신세계인천점을 인천시민의 사랑받는 곳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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