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전부터 중국대륙에서 번지고 있는 신종 전염병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동남아를 비롯,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의심환자로만 10여명으로 밝혀져 우려해 오던 차에 엊그제 처음 발생한 사스추정환자가 방역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병원에 격리돼 검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다. 공항검역을 통해 곧바로 환자를 후송 격리조치 시킴으로써 감염확산을 사전에 최대한 막을 수 있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국립보건원 발표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발 항공편으로 귀국한 40대의 이 환자가 고열과 호흡기 증상 외에 폐렴 증상을 보여 자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사스추정환자로 분류,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고 한다.
 
아직 진성 사스환자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로 밝혀진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28번째 사스 발생국가라는 불명예와 함께 경제적 타격은 물론 시민들의 불안도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당면한 이 신종 전염병을 어떻게 하면 방역 당국과 시민이 지혜를 모아 신속히 퇴치해 나가느냐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방역당국은 기히 조치 중인 사스추정환자와 동승 입국한 승객들과 최근 사스 위험지역에서 귀국한 사람에 대한 철저한 추적 조사를 통해 이들에 대한 감염여부를 파악하는데 전력해야 한다. 물론 해당 귀국자들은 솔선해서 관할 보건소에 통보하고 바깥출입을 삼가함으로써 제2의 감염을 억제하는데 협조해 줄 것을 우리는 당부한다.
 
특히 사스는 대부분 환자와 접촉할 때 감염되는 질병으로 밝혀져 의료진과 방역관계자, 가족들의 철저한 주의는 말할 것도 없다. 아울러 인천을 비롯한 경인지역에서는 우리나라의 관문인 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사스의 전염통로가 되면서 방역당국의 비상근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긴장감을 감출 수 없겠으나 공항 및 입주 항공사 관계자들은 보다 이성을 갖고 동요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물론 예외일 줄 알았던 이번 사스추정환자의 첫 발생은 공항당국과 입주항공사 등 직원들에게 허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사스는 불치의 병은 아니며 전염병이라해서 일반 대중이 운집하는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감염되는 사례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환자에 대한 철저한 격리 치료와 의료진 접촉과정의 주의는 물론 가족들의 면회금지 등이 전염을 막는 길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사스추정환자와 함께 동승, 감염 가능성이 추정되는 입국자의 신원을 철저히 추적해 사스퇴치국이 되는데 전력해 줄 것을 재차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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