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우 인천시 서구의회 부의장

 송창달 중앙회장님을 비롯한 조현기 서구회장, 조정현 부장, 고연실 여성회장 등 그린비젼 인천협의회 임원들과 함께 통원치료 중에 있는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를 얼마전 상도동 자택에서 만났다. 그린비젼코리아로 본다면 상임고문이시고, 친박연대로 본다면 대표여서 이들 두 곳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당연히 병 문안차 방문했어야 했지만 사실상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그 와중에 지병 심혈관질환 악화의 계기로 대표님을 뵙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지난 5월 18일 오후 6시50분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인사드린 후 꼭 3개월 만에 다시 인사 올리게 된 것이다.
상도동 자택에 들어서자 현관 입구에서 일상복장 차림으로 우리를 편하게 반기셨다. 항상 뵐 때마다 양복차림이었던 기억으로만 대면하고 보니 동네 아저씨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은 자택을 떠나오면서도 내내 잊혀지지 않았다. 20여 년이나 넘게 보이는 25여 평 아파트 규모에 거실 장식보다는 도서나 명패 등을 겹겹이 쌓아 놓았으며, 액자는 보관할 곳이 없어서인지 한 켠에 둥그러니 내팽겨쳐진 듯한 모양새로 세워져 있다. 대표께서 앉으라고 건낸 쇼파나 보조 둥근의자는 오래돼 빚이 바래 있다.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6선 국회의원으로 정무장관 및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을 역임하셨고 현재는 친박연대 공동대표 국회의원이 거주하고 있는 집이라고 하기엔 초라해 보였다. 아직까지 집 한 채 없이 전세로 살고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말만 들었지 직접 자택에 들어서니 국회의원, 그것도 6선 의원이 거주하고 있는 집이라고는 좀처럼 믿기지 않게 검소했다. 그 누가 그랬던가. 가진 재산이라고는 통장에 1천만 원도 안 되는 목돈(?)외엔, 가진자로 선 당연히 있을 법한 땅도 골프 회원권도 건물 한 채도 없는 6선 의원…. 사실상 오늘 서 대표님과의 대화가 있었기까지는 그렇게 100%다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허물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표님은 가난을 창피하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소 놀라웠다. 물질만능주의에 푹 젖어있는 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특히 정치인인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내가 지금까지도 당당한 정치인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깨끗한 정치를 구현했다는 데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랬었다. 기초의원, 그것도 이제 3년차를 맞고 있는 나 같은 정치 초년생이 큰 그림의 정치를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대법원 선고 확정 이후 지난 7월 1일과 23일 인천 전체와 서구 지역을 대상으로 이미 두 차례에 걸친 ‘정치보복 규탄 및 석방촉구 대회’ 책임을 맡아 치루면서 대표님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었고, 이번 자택을 방문하면서는 참 인간다운 면을 직접 느낄 수 있어 진심으로 존경심을 갖게 됐다.
그 존경심 뒤에는 대표님의 심경도 어느 정도 읽을 수가 있었다. 그렇게 청렴한 정치인의 길을 걸어오셨는데 이번 사태를 직면해 억울함을 넘어 분통이 안 터졌겠는가 말이다. 당의 공식 결의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고, 이를 당의 공식계좌로 송금받아 공식 선거자금으로 투명하게 사용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단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법부는 당을 대표해 책임을 지라며 징역 1년 6개월이라는 가혹한 처벌을 내렸으니 화병이 도지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표님의 깨끗함과 청렴함이 더욱 돋보이는 계기가 됐다고 나는 생각한다. 6선 의원을 지내면서 털어도 털어도 먼지가 나오지 않았기에 이렇듯 국민들의 저항을 알면서도 힘든 수를 놓았다고 생각한다. 서청원 대표에 대한 처벌은 정치보복이요 헌정사에 유례없는 표적사정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1시간여에 걸친 대표님과의 대화에서 아직까지 가슴에 남는 말이 있다. 정치는 ‘나눔’과 ‘배려’라는 말과 함께 이번 기회를 계기로 더 이상 정치 보복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으며 모두 용서하신다고 하셨다. 그렇게도 당하셨는데 그렇게도 힘들어하셨는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하신 것이다. 그래서 군주의 큰 어르신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우리들은 아직도 대표님을 존경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대표님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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