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폭력이 사회적으로 크게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폭력예방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 폭력의 근본 원인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무분별한 퇴폐향락산업과 힘을 가진 자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잇속을 차리는 폭력문화가 만연되고 있는데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방이후 우리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연속이었으며 그에 따른 혼란이 적지 않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무질서가 판을 치는 가운데 힘의 논리에 좌지우지되는 세월을 겪어온 힘없는 국민은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조차 무시돼 왔었다. 이런 어른들이 보여준 힘의 논리는 힘이 있는 청소년이 힘없는 청소년을 괴롭혀도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여기에다 성인들의 지나친 소비향락문화는 호기심이 강한 청소년들을 유혹하기 마련이다. 청소년기에는 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술, 담배 등에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다. 최근 `2003년 통계집'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청소년 가운데 40.2%가 한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경험이 있으며 24.8%는 청소년의 출입이 금지된 호프집이나 소주방 등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또 청소년의 4.2%가 유흥업소에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으며 이 가운데 74.9%가 취업시 업소에서 나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런 조사결과는 성인들이 청소년들의 비행에 무관심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이들을 장삿속에 이용했기 때문이다. 주변 어디를 둘러보아도 청소년 유해업소가 없는 곳이 없다는 게 그 증거다.
 
또한 학벌과 학연을 중시하는 우리 풍토도 문제다. 학교에서 공부를 못해 소외된 학생은 밖으로 나돌게 되고 쉽게 유혹에 빠져들어 소외된 아픔을 유해문화 속에서 보상받으려고 한다.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된 학생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소외된 청소년들이 유해업소로부터의 유혹을 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른들이 스스로 퇴폐향락 풍조를 없애야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폭력을 함부로 사용해선 안된다. 화풀이로 맞은 아이는 화풀이로 폭력을 사용하게 된다. 결국 어른이 먼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청소년 문제는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문제가 있다면 이는 곧 우리 사회의 문제가 청소년을 통해 표출되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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