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선정한 `2002 최악의 방송프로그램'으로 뽑혔다. KBS 1TV `아침마당부부탐구',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2002 나쁜 방송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여성민우회는 지난 3~8월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전체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 이같이 3편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출발 당시 참신한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던 `개그콘서트'는 갈수록 다양한 인간의 약점만 파고드는 소재의 한계와 폭력성 및 선정성, 여성 및 소외계층 비하, 언어의 저급성 등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성의 가슴을 `감자칩'이나 `갈은 사과'로 비유하거나 상품화된 여장남자들, 남장여자들을 통해 여성을 단순히 볼거리나 장난거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다.
 
특히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이 나오는 `바보삼대' 코너는 여성관련 성희롱적 내용이 문제가 됐다. 아들이 “어떤 여자의 치마를 벗겼다”고 하자 아버지는 “속옷까지 벗겨서 좋더라”, 할아버지는 “그럼 치마 안에 있는 나는 들키잖아”라고 말하는식이다.
 
특히 `개그콘서트'가 공영방송인 KBS에서 온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시청할 수 있는 주말 저녁에 방영된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민우회는 지적했다.
 
이상벽-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KBS `아침마당'의 화요일 코너 `부부탐구'는 부부의 문제를 고찰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해결점을 찾도록 도와주는 게 아니라 `저런 부부도 참고 사는데 나는 당연히 참고 살아야 한다'는 일방적인 메시지만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문제의 원인이 극명한 데도 여성의 일방적인 헌신과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연 프로그램인 MBC `신비한 TV서프라이즈'는 퀴즈형식을 빌어 허구이야기를 실제 있었던 이야기와 같이 극의 형태로 재구성해 보여주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진실'과 `거짓'에 대한 기억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또한 저주, 귀신, 폭력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가 매회 등장해 일요일 오전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민우회는 지적했다.
 
여성민우회는 이 같은 모니터 결과를 토대로 해당 방송 프로그램들이 개선되거나 폐지될까지 `프로그램 안보기'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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