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신주류 강경파의 `탈 호남 독자신당' 추진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신주류의 좌장격인 정대철 대표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지난 대선때 한화갑 대표가 친노-반노의 대립속에서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며 고민했던 것과 흡사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리모델링'을 주장해온 정 대표는 강경파의 신당 드라이브가 급물살을 타자 신당 대세론을 수용했지만 `당 분열은 안된다'며 당내 모든 계파를 포용하는 통합신당론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방미중인 한화갑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신당 동참을 권유하고, 정균환 총무 등 구주류 핵심인사들과 잇단 접촉을 갖고 `분당'을 막기 위해선 신당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적극 설득, 구주류 핵심인사들이 통합신당론으로 신당논의에 참여케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신주류 강경파가 개혁신당의 `개혁성'을 내세워 `인적청산'과 `탈 호남'을 주장하며 한 걸음 더 달아나고 정 대표가 포함된 `중진 6인회동'의 `개혁적 통합신당' 대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정 대표는 난감한 지경에 빠지게 된것이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5일 “신주류 강경파에게 정 대표의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생각과 목표가 완전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제 개혁적 신당에 동참할 것인지, 통합신당론을 주장하면서 강경파와 다른 길을 갈 것인지를 결단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맞닥뜨린 셈이다.
 
그의 측근은 “시대의 흐름인 개혁을 따라 개혁신당쪽으로 발을 옮기는 순간 정대표는 그속에서 `구주류'가 될 가능성이 높고, 그대로 민주당에 잔류할 경우 정체성에 대한 혼돈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신주류 강경파와 생각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 대표가 개혁신당 추진세력에 등을 돌릴 경우 노 대통령과의 결별까지 각오해야 하는 위험부담도 있다.
 
대선과정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노 대통령으로부터 `형'이라는 호칭을 들을 정도로 가까운 정 대표는 7일 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간 회동을 앞두고 독대를 신청해 놓았다.
 
그는 이날 회동에서 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한 뒤 자신의 할 말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7일 회동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중대 분수령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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