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환 경기본사

【평택】지난 2005년 차승원·신하균 주연, 장진 감독의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영화가 개봉돼 당시 3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반에 스며든 감독의 목소리는 “끝을 본 후엔… 박수칠 때 떠나라. 기다려도 기다려도 앵콜 안 나온다. 그냥… 박수 쳐줄 때 떠나라”로 함축할 수 있다. 최근 평택시와 도시공사 사장의 갈등의 골에 각계의 여론이 장진 감독이 영화제작에 함축했던 것과 같다. 시장과 사장의 대립은 누구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 평택시의 산하 기관장이며 시 정책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취지와 배경에 비추어 하극상도 도가 넘어섰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도시공사 모 본부장이 사장과의 잦은 마찰과 갈등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장이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그 본부장은 평택시 건설도시국장 출신으로 누구보다 시가 추구하는 정책 개발사업의 전문가로 시와 시장의 천거로 임명된 인물이다. 하지만 시 정책과 반하는 도시공사 사장과 잦은 마찰로 임기를 앞두고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시 정책과 입장을 옹호해 왔던 본부장의 제거로 도시공사 내 사장의 입지가 확고해진듯 하지만 사실은 이와 반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우유부단한 태도로 일관해 온 시장에 대한 비난 여론도 만만찮다. 특히 평택시 정책사업 전반에 법적 지위를 확보한 도시공사가 비단 브레인시티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에 그치지 않고 일련의 사업에 미칠 영향과 파장을 생각한다면 음참마속의 결단이 벌써 이뤄져야 했다는 지적이다. 지도자의 결단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브레인시티 사업을 비롯한 시의 각종 정책사업에 대한 대외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이고 사업본부장이 사퇴하는 등 도시공사 내부기강마저 와해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시민과 시민사회 단체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조선의 학자 홍만종은 순오지에서 “맺은 자가 그것을 풀고, 일을 시작한 자가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고 말했다. 이젠 평택시의 희망과 시민들의 꿈을 볼모로 한 대립과 반목의 끝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제 앵콜은 없다. 그냥... 박수 쳐줄 때 떠나라”는 절대다수의 여론에 귀 기울이고 시장과 도시공사 사장의 결단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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