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한나라당 대표경선에 나선 서청원 대표는 5일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개혁독재'라고 강력 비판했다.
 
서 대표의 이날 기자간담회는 지난 1월 대표직 수행 중단 이후 4개월여만에 대외활동 재개를 공식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김덕룡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강연에서 노 대통령의 `정치개혁 방치'를 비판하고, 최병렬 의원이 2일 기자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에게 `신당불참 선언'을 촉구한 데 이어 이날 서 대표도 `개혁독재'라고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한나라당 당권주자들간 선명성 경쟁이 불붙은 모습이다.
 
간담회에서 서 대표는 “노 대통령의 개혁에 대한 인식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며 “민주화된 한국사회에서 언론을 자기중심적으로 멋대로 탄압하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한나라당도 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고영구 국정원장 임명 강행에 대해선 “국정원 개혁을 이유로 `부적절하다'는 여야 합의를 무시한 것은 개혁독재로 가는 것”이라면서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는 안중에도 없는 행위이므로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병풍', `20만달러 수수의혹 폭로', `기양건설 비자금 의혹' 등을 들어 “이들 사건이 공작으로 밝혀진 만큼 노 대통령은 한번 사과하는 게 여야관계 등에서 볼 때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여권의 신당 창당 추진에 대해선 “평민당, 국민회의, 새천년당 등 DJ가 써온 낡은 수법을 그대로 쓰고 있다”며 “경제, 안보, 전교조 문제 치유 등에 국정우선순위를 둬야 하는데도 총선용 신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공감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한두명 그런(탈당) 사람이 있으면 방법이 없겠지만, 신당을 빙자해 조직적으로 권력을 이용해 빼가는 것은 좌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그러나 당내 보혁갈등 양상에 대해 “표현이 적절치 않으며, 당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시대흐름이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당인데 기득권을 지키거나 수구세력으로 비쳐선 안되고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 돼야 한다”는 등의 말로 한나라당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비칠 가능성을 경계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좌우 편가르기를 통해 6·25이후 국론을 가장 크게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한나라당도 이 부분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아가, 어느 이념에도 가담하고 싶지 않은 국민 50%를 아우르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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