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술자문인가, 아니면 사실상의 감독인가.
 
대한축구협회와 `기술고문(Technical advisor)'으로 계약할 거스 히딩크의 정확한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에인트호벤의 히딩크 감독은 내달초 한국을 방문, 자신에게 쇄도하는 광고 계약건을 점검하는 한편 그동안 의견을 나눠왔던 축구협회와의 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이다.
 
“수시로 국가대표팀을 지휘할 수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대표팀 감독직을 확약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협회가 현재 계약서를 최종 손질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관계자들을 통해 흘러나오는 계약 내용은 일단 히딩크 감독이 대표 팀을 지휘하지는 않는 것으로 모아진다.
 
2004년까지 2년간 기술자문으로 활동할 히딩크는 이 기간에 가능한한 여러차례 한국을 방문해 유소년부터 성인축구까지 팀을 지도하거나 선수선발 등에 조언하며 코칭스쿨을 여는 등 포괄적인 의미의 `기술고문' 역할을 맡게한다는 것.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단순한 기술고문 이외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원하는데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세계랭킹 상위팀이나 한일전 등 특별한 의미를 갖는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히딩크를 활용할 필요가 있어 사령탑에 준하는 역할을 담은 특별 조항이 삽입될 가능성이 있다.
 
즉, 축구협회 산하 기술위원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히딩크를 특별한 의미를 갖는 코칭스태프로 앉힐 수 있다는 등의 단서가 따라붙을 수 있는 것.
 
이밖에 2004년 이후의 거취에 대한 조항이 포함되느냐가 관심이지만 2년간 발생할 수 있는 협회나 히딩크 본인의 사정이 워낙 불투명한 만큼 `감독직 보장' 등의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은 적다.
 
물론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와 약 3년간 `대표팀 감독-기술자문'의 밀월관계를 맺는다면 2006년 독일월드컵 사령탑 선정에서 다른 지도자에 비해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지만 `감독직 보장' 등의 구속조항을 서로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협회는 히딩크 감독에 대한 예우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도 고민중이다.
 
이제껏 `외국인 기술고문'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대한축구협회는 액수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데, 감독이 아닌 만큼 연봉 1억원을 크게 웃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국내에서 처리할 문제들이 적지않아 당초 예정했던 9월6일보다 1~2일 앞서 내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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