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권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 2년동안 무모할 정도로 확장경영을 해온 은행과 카드사 등이 경기침체의 후유증을 톡톡히 앓고 있는 것은 가계대출과 카드대출 연체율 급증으로 경영실적이 악화되면서 카드사들은 빚갚을 능력마저 잃고 스스로 신용불량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들도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외환위기 당시 못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무책에서 빚어진 결과다. 은행들이 더 늦기 전에 부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를 받고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오히려 때늦은 감조차 없지 않다. 문제는 은행 경영실적은 경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데 최근 경제상황이 나쁜 것은 각종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도·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 감소하는 등 생산부문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음에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은행이 금융채 발행을 늘린 것은 안정적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인데 일반 단기예금은 예금 보험료와 지급 준비금 부담 등 관리비용이 들어 금융채보다 조달원가가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예금으로 받은 자금은 주로 주택담보대출로 빌려주어 제대로 회수할지가 걱정스럽다고 하니 알만하다. 이런 가운데 별효과를 거두지 못할 게 분명하다.
 
이런 상황속에서 한국은행은 금융채 만기를 중·장기로 분산해 위험을 줄여 나가야할 시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은행경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데 갚아야 할 빚마저 한꺼번에 몰릴 경우엔 은행금고도 마를 수도 있기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거듭 말하지만 금융계는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카드연체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편 SK글로벌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 충당금 50%이상 쌓아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점에서다.
 
아무튼 이같은 악순환이 지속되면 추가부담으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떨어뜨리고 금융시장의 심장 역할을 축소시킬 우려가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한 과제다. 아울러 카드사의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경기의 조기회복이 이뤄져야만 한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은행과 카드사 모두 투자자산을 줄여야 할 것 같아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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