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제 실수로 휴대폰을 택시에 놓고 내렸지만, 휴대폰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10만원을 달라니 너무 지나친 것 아닙니까.” 지난 11일 오전 11시10분께 민화식 안산시 교통행정과장은 이같은 내용의 민원인 전화를 받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화를 건 민원인은 대학생으로 지난 10일 성남에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인 안산에 내리면서 자신의 휴대폰을 차 안에 두고 내리게 됐다. 이 학생은 곧바로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고, 이 학생의 전화를 받은 운전기사는 `휴대폰은 자신이 보관하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화를 되찾기 위한 수단과 방법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린 학생과 운전기사간의 의견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갖다줄테니 10만원을 줘라.” “저에게 그만한 돈은 없고 5만원을 드릴테니 휴대폰을 전해주시지요.” 의견 조율에 실패한 학생은 안산시청 교통행정과에 이같은 딱한 사정을 전했고, 민 과장은 `택시기사의 무리한 요구'라며 학생의 주장에 동조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문제의 택시회사는 안산시가 아니고 성남시 관할이라는 사실이었다. 민 과장은 이 학생에게 성남시 교통담당 부서에게 항의, 운전기사의 무리한 요구를 중단시키고 빨리 휴대폰을 찾으라고 위로했다. 민 과장은 물건을 잃어버린 심정을 헤아릴줄 아는 운전기사의 미덕이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으로 운전기사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을 되돌려 주기 위해서는 시간을 빼앗겨야 하고, 그만큼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이 제시한 5만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승객에게 친절하라는 주문은 아니더라도, 물건을 잃어버린 심정을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민 과장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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