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9일 김포·파주 신도시 계획을 확정,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이와 비슷한 규모의 대형 신도시가 수도권에 계속 들어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포·파주 신도시가 모두 수도권 서북쪽에 치우쳐 서울 강남의 고급 주택수요를 흡수하고 집값을 단기적으로 안정시키는 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은 상태여서 건교부가 지난해 9·4대책에서 발표한 `강남 대체 신도시'가 실제 조성될 것인가, 조성되면 언제쯤이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
 
건교부는 일단 신도시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 어떤 규모로 건설될지 등에 대해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상당히 말을 아끼고 있다.
 
◇신도시 개발 현황=90년대초 조성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5대 신도시 외에 최근 판교와 화성동탄 신도시가 본격 개발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40㎞ 떨어진 화성신도시는 4만가구(아파트 3만4천가구, 단독주택6천가구)가 지어져 12만명을 수용할 도농복합형 신도시로 지난해말 실시계획이 승인돼 사업자인 토지공사에 의해 택지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
 
최근 실시된 공동주택지 10필지, 13만4천평(3천694억원 상당)에 대한 분양 신청에서는 평균 45.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년부터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고 오는 2006년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판교는 280만평 규모로 당초 90만평의 주택지에 1만9천700가구만 지어 ㏊당 인구밀도를 64명(분당 198명)으로 개발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서울 강남 집값이 폭등하면서 이곳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1만가구를 추가하기로 한 상황.
 
따라서 밀도는 ㏊당 96명으로 상향조정되고 용적률도 100%에서 경부고속도로 동쪽의 동판교 150%, 반대편 서판교 120%로 높아지며 분양은 시범단지가 2005년, 일반단지는 2006년 시작되고 입주는 2007~2009년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또 새 신도시인 김포는 2006년 분양, 2008년 입주 예정이고 파주는 기존 지구가 2005년 분양, 2007년 입주, 추가되는 지구는 2006년 분양, 2008년 입주 예정이다.
 
이들 4개 신도시에서 2004~2006년 분양이, 2006~2009년 입주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셈.
 
◇신도시 개발 필요성과 전망=건교부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수도권 주택수요는 150만가구로 55%를 공공택지에서 건설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택지는 3천800만평.
 
이미 확보된 1천800만평을 빼면 새로 2천만평을 조성해야 하고 이를 지금처럼 평균 30만평으로 지정하면 60~70개의 택지지구 지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따라서 교통문제를 광역적으로 해결하고 자족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개발이 필요하고, 다만 개발여건 및 토지이용계획 등을 고려하면 중·소규모 개발 병행도 불가피하다는 게 건교부 설명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수도권의 주택수요를 충족시키고 주택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리려면 택지를 계속 개발해야 하는 형편이고, 따라서 200만평이든 50만평이든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인의 관심이 집중된 `강남 대체 신도시'에 대해 건교부는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해 9·4대책에서 2006년까지 153만가구를 건설, 수도권 주택보급률을 100%로 높이더라도 평형, 녹지 확보, 교육여건 등에서 강남 대체 주거지가 될 만한 주택을 공급해야 장기적으로 가격안정을 이룰 수 있다며 이른 시일내에 경쟁력있는 입지 여건을 갖춘 지역을 선정, `강남에 못지 않은 수준의' 신도시를 2~3개 추가개발하겠다고 한 바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신도시가 서북부에 치우친 것은 이들 지역의 체계적인 개발이 시급한 데다 다른 지역의 경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나 상수원 보호지 등으로 묶여 있어 당장 확정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강남 대체도시 개발 여부는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고 일단 판교신도시의 개발밀도를 높이고 입주시기를 앞당기는 쪽으로 고급 거주수요를 흡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건교부는 시장상황 및 택지여건,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에 따른 여파 등을 봐가며 앞으로 대형 신도시와 중·소규모 택지개발, 기존시가지 재개발·재건축 등을 병행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강남에서 가까운 경부축의 성남 서울공항과 의왕 청계산 주변의 이른바 `청계산 밸리', 경부고속철도 역사가 들어서는 광명역세권 등도 신도시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요건과 개발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많겠지만 여전히 시장상황 등에 따라서는 `강남'에 대한 `카드'로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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