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그림, 음악이 있는 유치장을 보셨나요.'
 
경찰서 유치장 하면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먼저 떠오른다.

그도 그럴것이 죄 지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항상 감시와 긴장이 엄습해와 유치장을 아늑하게 꾸민다는 건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천 연수경찰서 유치장에 들어서면 평소 가졌던 유치장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게 된다.
 
우선 유치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 실내 분위기부터 색다르다.

음침해던 조명 대신 환한 빛이 한 눈에 들어오고 중앙에는 TV와 공기청정기, 에어컨이 즐비해 있다.
 
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와 클래식 CD, VTR을 포함해 옆으로는 300여권의 도서가 꽂힌 책장이 벽면에 걸려있는 그림과 꽃과 조화를 이루며 마치 은행이나 구청의 민원실을 들어서는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딱딱했던 유치장 마루바닥은 심야온돌이 깔린 장판으로 교체됐고 냉·난방 시설을 정비해 유치인들에게 잠시나마 편안한 공간을 제공, 교화의 장소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처음 유치장을 들어서는 피의자들은 한결같이 놀라는 표정들이다. 말로만 듣던, 어둡고 칙칙한 유치장이 아닌 음악이 흐르는 유치장에 당황하기까지 한다.
 
연수서 유치장이 이렇게 변모한데는 경찰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인권친화적 기관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성동민 서장의 소신이 있었기 때문.
 
성동민 서장은 “유치장은 그동안 인권의 사각지대로 인식돼 왔으나 누구나 유치장 신세를 질 수 있다”며 “적절한 환경개선을 통해 유치인들이 심적으로나마 편안한 상태에서 교화가 이뤄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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