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중국 교통부가 엊그제 제10차 한·중 해운협의회를 갖고 내년 초부터 인천~상하이, 인천~칭다오 항로에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번 해운협의회는 인천~중국간 컨테이너 항로 전면개방 여부로 인천지역에 관심이 증폭됐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합의결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인천~웨이하이, 톈진 등의 항로를 제외시켜 인천의 입장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기존 카페리선사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니 인천항 발전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지역각계의 입장에선 실망감을 금치 못한다고 하겠다.
 
보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한·중 해운협의회에 인천시를 참여시키기로 지난해 합의했음에도 이번 협의회에 참관조차 거부했다니 이해되지 않는다. 이처럼 지방정부를 철저히 배제한데 반해 이해당사자는 참석시켰다니 해양수산부의 처사에 더욱 분노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인천의 경우 한·중 수교이후 대 중국 교역량이 연평균 24.5%씩 증가해 올해는 80만TEU, 2003년 100만TEU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급증추세다. 그럼에도 주지하다시피 인천항을 경유하는 컨테이너 정기노선이 없다. 이 때문에 중국으로 가는 화물은 웨이하이 등 7개 지역을 운항중인 카페리를 이용하는 실정이어서 화주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컨테이너선에 비해 2∼3배가 비싼 카페리를 이용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에 개설하기로 한 상하이 항로는 이미 지난 2월 카페리항로가 폐쇄됐으며 칭다오는 다른 지역에 비해 인천에서 거리가 멀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번 결정은 컨테이너 항로의 전면개방을 요구한 인천의 요구를 입막음하고 계속 화객선사의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해양수산부의 의지로 비춰지고 있어 문제다. 이번 한·중 협의회의 결정은 전면개방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데다 이해관계 집단의 이익만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전면 재논의돼야 한다며 이에 대한 추후 대응을 곧 밝히겠다는 시민단체의 반발은 충분히 이해된다. 인천의 의견을 반영치 못한 것은 유감스런 결과라는 인천시 관계자의 논평도 그렇다.

인천항은 인천국제공항, 송도정보화신도시 등을 묶는 트라이포트의 한 축으로서 21세기 동북아 중심도시로 웅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이 주어져 있다. 중앙정부는 한·중 해운합의 전면 재검토를 포함해 인천항의 활성화에 즉각적이고 치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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