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년성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인천시교육청이 2010년 새해를 ‘학력 으뜸 인천’이 되는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5개 시책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2010년 가장 크게 변화해야 할 인천교육의 문제로 낮은 학업성취도를 극복하는 것으로 꼽고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각계각층의 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학력정책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학력 관리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교육청에 ‘학력 향상 태스크 포스트(TF)팀’을 만들고, 모든 초·중·고교에 ‘학력관리부’를 설치·운영해 전문적인 학력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 인천은 학업 성취도 평가와 대학 수능 성적 공개 자료에서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스런 평가를 받고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렸다. 인천교육에 대한 불신은 앞으로 어떠한 교육 시책을 만들어 발표해도 신뢰를 얻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결과를 내 놓아야 할 것이다.
시교육청은 개청 30년을 맞이하는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며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고쳐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교육행정 체제로의 본격적인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선포하고, 인천시민들의 희망을 전폭적으로 수용해 인천교육 발전을 이끌어 갈 강력한 교육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교육위원회도 학력 향상에 대한 시교육청의 총론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각론에서 학교 현장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 낼 요소가 무엇인지, 또 이러한 정책들은 교장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학교 경영으로 이어질 동력을 갖추었는지 세심하게 그 실천과정을 살펴 볼 것이다. 실효성 있는 대안도 제시하고 학교현장 선생님들의 의견도 광범위하게 들어 인 교육의 변화를 체감하는 한 해를 함께하고 싶은 심정이다.

나는 2대, 3대, 5대에 걸쳐 교육위원을 11년째 역임하고 있어 인천교육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지난 15년간 인천교육은 고질적인 2부제 수업해소와 열악한 학교 시설에 대한 학교신설, 증설, 개축과 더불어 교실 수업의 현대화, 학교 도서관 구축, 학교 체육관 건축 등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왔다. 이 과정에서 열악한 인천 교육 재정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국비 지원과 인천시, 각 구청의 지원을 받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 기본적인 학교 인프라는 상당 수준 갖추어 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노후 되거나 계속 교체가 필요한 교구, 기교재, 특히 컴퓨터 관련 장비 등 고가의 수업 보조 자료에 대한 지원 등 놓여 있는 해결 과제도 있긴 하다.

 학교 환경 개선을 위한 특단의 관심과 활동들은 결국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학력 증진을 위한 것인데 인천의 학력이 저조한 이유를 어떻게 분석해 낼 것인가? 우수학생들의 탈 인천 현상, 외부의 인구유입, 도시·농·어촌의 혼재된 지역구조, 학급당 학생수 과다, 교원들의 잡무과중, 교육행정가의 전시성 행사 위주의 관행적 행정 행태 등 그 동안 자주 인용되던 원인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학력 으뜸 구현의 해답은 시교육청의 내부, 학교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다.

 이번에 서구 석남동에 위치한 석남서초등학교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운영 우수학교’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신나는 수업. 키워가는 학력, 으뜸 석남서’라는 주제를 내걸고 교육과정 자율 운영으로 전국에서 우수 학교로 선정된 초등학교 50개교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낙후된 지역 환경으로 인해 기초·기본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경직된 교육과정 편성. 운영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내부 평가를 토대로 기초학습 부진학생 제로화에 역점을 두고 맞춤식 교육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온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1학기에는 주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관점에서 교육과정 운영을 유연하게 하는데 역점을 두고 블록타임제, 특별보충과정, 방과후 배움터 운영 등을 운영했으며, 2학기에는 주로 교과 시수 증감을 통한 맞춤식 운영에 역점을 두었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생 멘토링, 다문화 교실 운영, 독해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독서 축제 등을 꾸준히 전개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흥미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기초, 기본학습 부진학생이 거의 없어졌으며, 가정학습부담 및 사교육비 경감에도 한 몫을 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학교여건에 기초한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학교 경영이 요구되는 때에 석남서 초등학교는 학력 성취도 향상에 대한 신선한 방향 제시를 해 준 것이다. 인성교육과 학력증진에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 학교장과 교원이 인사와 포상에서 우대받는 체제가 자리 잡아야 우리 인천교육이 우뚝 설 수 있다는 데도 모든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2010년은 인천 교육이 환골탈태하는 개혁과 변화의 한 해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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