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제5회 6·2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평택시장 후보군이 일찌감치 형성된 가운데 한나라당 송명호(54)현 시장과 김선기(56)전 시장의 양파전 양상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 전 시장의 민주당 입당이 가시화되면서 이병진(47)민주당 대표 특보와의 후보경선 과정을 둘러싼 양측의 기싸움에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민주노동당 김용한(54)전 경기도당위원장과 진보신당 윤현수(53)경기도당 사무처장의 후보단일화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어 후보군이 좁혀지는 양상도 보인다.

# 한나라당
일찌감치 송명호 현 시장의 공천이 유력한 가운데 3선 고지를 향한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임기 말 악재로 떠오른 쌍용차 사태와 고덕신도시 보상 지연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여론의 부담을 덜게 됐다.
지난 2004년 6월 5일 김선기 전 시장의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로 민선3기 평택시장에 당선된 송 시장은 취임 후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주민 갈등과 정부의 지원을 위한 ‘평택지원특별법’ 제정 등 굵직한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등 검증을 받았다. 때문에 2006년 동시지방선거에서 민선4기로 재선에 성공해 과도기를 맞은 평택시정을 이끌어 왔다.

특히 송 시장은 “재임 중 시작된 평택항의 활로 모색, 브레인시티 조성, 한중테크노밸리, 고덕신도시 등 굵직한 현안사업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3선을 통해 반드시 마무리짓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 민주당
먼저 민선 평택시장을 지낸 김선기 전 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26일 김 전 시장은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입당이 사실상 결정됐지만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 방식이 아니라 영입·추대 방식을 원하고 있어 이를 위한 의견 조율 과정”이라고 했다.

김 전 시장은 “지난 1995년 3개 시·군 통합으로 평택시 발전의 기초를 다져놓았으며 최근 평택시의 시정 난맥상으로 수많은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지난 시장 재임 시 못다했던 숙원사업을 마무리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김 전 시장의 민주당 공천을 두고 지난 세 번의 시장 출마 때 민자당, 자민련, 한나라당으로 출마한 당적 변경 문제와 또 3선 재임 중 총선 출마를 위해 스스로 시장직을 포기했다가 다시 시장에 도전하는 명분이 약하다는 여론의 부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시 총선을 위해 시장직을 그만뒀다는 주장은 억측이다. 이미 선거법과 관련해 대법원의 판결이 진행 중이었고 또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인한 해법으로 본의 아닌 중도하차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해 다른 후보와의 경선을 통과할 바엔 무소속 출마도 검토 중”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은 민주당 대표 특보를 맡아 줄곧 중앙당 활동에 전념해 온 이병진 특보다. 민주당 내에서도 중국통으로 알려진 이 특보는 2004년 평택을 지역 총선에 출마해 현 정장선(민)의원에게서 고배를 경험했다.
그는 “김 전 시장이 민선 제1기에서 3기에 이르는 세 번의 시장 선거에서 민자당, 자민련, 한나라당으로 출마하는 등 민주당과 정치노선이 다른데 이번엔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아지자 또다시 당을 바꿔 도전하려는 전형적인 철새정치의 모습이다”라며 “중앙당에서 후보 공천을 위해 도입하는 시민공천배심원제를 통한 정당한 후보경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 의원이 시민배심원제도가 아닌 당원경선제라는 비민주적 경선을 강행해 정치적 들러리로 만든다면 출마 자체를 포기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후보 결정 방식을 둘러싼 파열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민주당 최고위 의결을 통해 결정된 ‘시민공천배심원제’가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고 당내 비주류에 포함된 정장선 의원이 시민배심원제를 받아들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은 김용한 전 경기도당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06년 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출마했던 김 전 위원장은 “평택 지역의 진보세력 대통합으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승리했던 경험을 토대로 진정한 서민 시정의 시대를 열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군기지 이전 반대투쟁에 앞장섰던 그는 “대추리 주민과 약속했던 이주대책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아직도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다”며 “정부도, 평택시장도 책임감 없기는 한 통속”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6·2 동시지방선거는 시·도지사, 시장·군수,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교육위원 등 8명을 뽑는 중요한 선거인 만큼 젊은 유권자와 서민층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후보경선의 복잡미묘한 함수관계를 보면 민주당 역시 보수정치세력의 전형적 모습을 보일 뿐, 두 당이 너무 닮은꼴”이라고 꼬집었다.
# 진보신당
진보신당은 윤현수 경기도당 사무처장이 출마할 것으로 보이나 민노당 후보 측이 후보단일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진보세력 통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관전 포인트
한나라당 송명호 현 시장의 3선 안착과 민주당 후보로 점쳐지는 세 번의 민선시장 출신 김선기 전 시장의 재도전, 그리고 이병진 민주당 대표 특보의 대약진을 통한 공천 여부가 이번 동시지방선거의 백미로 꼽힌다.

특히 김 전 시장의 정치이력과 노선이 민주당과 맞지 않는다는 여론 부담을 안게 된 정장선(민·평택을)의원 입장에서 중앙당 최고위에서 결정된 ‘시민공천배심원제’를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면 기존의 당원경선 방식을 택할 것인지에도 수많은 변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김 전 시장 측에선 후보 영입에 따른 경선없는 후보 추대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 이 특보 측은 시민배심원제가 아닌 당원경선 방식이라면 출마 자체를 포기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어 진통과 파장이 예상된다. 때문에 일찌감치 후보경쟁없이 한나라당의 후보로 유력한 송 시장의 선거행보가 가벼워질 것이란 추측이다.
이처럼 민주당 시장 후보를 둘러싼 복마전 양상은 3선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정장선 의원의 다음 총선과 이후 정치적 배경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선 중진 의원인 정 의원이 오는 2012년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한 후 경기도지사 출마에 나설 경우 텃밭인 평택시장 선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정 의원과 정적관계에 있는 한나라당 원유철(경기도당위원장)의원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3선 의원으로 경기 부지사를 지낸 원 의원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향한 정치행보에 이번 동시지방선거에서 송 시장의 당선이 절실한 입장이란 평이다.
따라서 이번 6·2 동시지방선거는 각 후보 간 치열한 선거전도 중요하지만 차기 정치행보를 염두에 둔 민주당(정장선)과 한나라당(원유철)의 대리전 양상에 관전포인트가 있을 것이란 게 지역정가의 예측과 평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