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보첼리 같은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가 되고 싶어요"

올해 열 일곱살의 팝페라 테너 임형주. 그가 다음달 13일과 14일 여의도 KBS홀에서의 첫 리사이틀을 앞두고 15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올 초 '샐리 가든'이라는 첫 팝페라 앨범을 발표하면서 '국내 최초의 소년 팝페라 가수'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임형주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애국가를 불러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앨범 '샐리 가든'은 클래식 부문 판매 차트에서 수주째 1위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팬클럽 회원 수만해도 벌써 1만명을 넘어섰다.

다음달 열리는 공연은 이런 가운데 그가 대중들 앞에 선보이는 첫번째 공식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연에 앞서 이달 31일에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컵 1주년 기념 공연'에 소프라노 조수미 등과 함께 출연한다.

"첫 공연이라 많이 떨리지만 무대에 서는 걸 정말 좋아해요. 객석 불이 모두 꺼지고 관객들의 시선과 조명이 나만을 향해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감격스럽고 고맙거든요. 무대 체질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웃음)"

아직은 앳된 얼굴에 변성기는 지났지만 남자 치고는 고운 음성과 말투, 작고 마른 체격 등은 언뜻 보면 그를 '중성적인 이미지를 가진 여자 아이'로 착각하게 할정도. 그 역시 정통 클래식 성악가의 꿈을 안고 예원학교 성악과를 거쳐 현재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보통의 성악도들에게서 풍기는 외모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처음 팝페라 테너의 길을 권유받았을 때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제 음색이 팝페라 쪽과 더 어울리고, 팝페라가 대중과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 선택했지요. 지금은 생각하면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이번 공연 후 다음달 말에는 미국 카네기 홀에서의 데뷔 무대도 예정돼 있다.카네기 홀 공연은 그를 미국 음악계에 소개, 팝페라의 길로 이끈 장본인이자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반주자로도 알려진 얼 바이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이다.

얼 바이는 이 공연에 역시 반주자로 함께 하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활동중인 메조 소프라노 웬디 호프만도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다.

"카네기홀 공연이 확정됐을 때는 정말 너무 기뻐 믿기지가 않았어요. 그곳에서 공연을 하는 게 꿈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우리나라와 미국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임형주는 곧 2집 앨범 발매와 함께 향후 세계 무대를 향한 계획도 차근차근 꿈꾸고 있다.

"사람들에게 팝페라라는 장르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대중적이긴 하지만 팝페라도 클래식의 한 부분인 만큼 성악 공부도 계속 할거구요. 나중에 크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역할도 꼭 해보고 싶어요. '너무 일찍 꽃을 피워 빨리 진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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