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최고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버틴 지난해 최다승팀 시애틀 매리너스도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에이스의 면모를 완전히 회복한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시애틀을 5연승 제물로 삼으며 시즌 9승을 거뒀다.
 
박찬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의 앨링털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시애틀과의 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동안 삼진 7개를 잡고 볼넷 3개와 안타 8개로 3실점해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4일 뉴욕 양키스전부터 5경기를 내리 이기는 파죽지세를 이어간 박찬호는 이로써 시즌 9승6패를 기록했고 방어율도 올시즌 처음으로 5점대(5.96)로 낮췄다.
 
박찬호가 5연승 이상을 거둔 것은 LA 다저스 시절이던 지난 99년 막판 7연승을 달린 이후 처음이다.
 
박찬호는 올 시즌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게 된다.
 
한일 최고의 야구 스타끼리의 맞대결로 더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이치로를 상대로 3타수 1안타 1삼진으로 선전했다.
 
특히 1회 안타를 허용한 뒤 맞은 두 차례(2회·4회) 대결에서는 실점 위기임에도 각각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홍콩출신 영화배우로 지금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룡의 시구로 두 아시아 스타의 만남을 축하하며 시작된 경기에서 박찬호의 출발은 불안했다.
 
1회 톱타자 이치로와 데시 렐라포드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에드가 마르티네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더블스틸을 허용해 1사 2·3루의 위기에 몰렸고 존 올러
 
루드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안타를 맞은 3타자가 모두 좌타자여서 선발에 5명의 왼손타자를 포진시킨 시애틀의 작전이 먹혀들어가는듯 보였지만 여기까지가 좌타자에게 맞은 안타의 전부였다.
 
1회말 팀이 마이클 영의 홈런 등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어 어깨가 가벼워진 박찬호는 2회에도 1사 2·3루의 찬스를 허용했지만 1회에 안타를 맞았던 이치로를 1루수 땅볼, 렐라포드는 삼진으로 막아 차차 제 자리를 찾아갔다.
 
3회는 상대 클린업트리오를 삼진 2개를 포함해 가볍게 막았고 4회도 안타 1개와 볼넷 1개로 자초한 2사 1·2루에서 이치로를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2-2의 팽팽한 균형이 계속돼 승수 추가를 장담할 수 없던 박찬호는 팀이 4회 안타 3개와 사사구 2개를 묶어 3득점해 역전에 성공하고 5회에도 허버트 페리의 적시 2루타 등으로 2점을 보태 7-2로 앞서 나가며 승리를 가시권에 뒀다.
 
5회를 볼넷 1개만 내주고 막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박찬호는 6회 제구력 난조로 선두 타자 루벤 시에라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갑자기 흔들렸다.
 
후속 타자를 외야 플라이로 잡았지만 상대 8·9번인 댄 윌슨과 마이크 카메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점을 더 내줬고 계속되는 1사 2·3루의 추가 실점 위기에서 이치로를 앞에 두고 박찬호는 C·J·니코스키에게 마운드를 내줬다. 투구수는 102개.
 
다행히 니코스키가 이치로를 포함한 후속 두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해 추가 실점하지 않았고 이어 등판한 불펜진도 별다른 위기없이 역투해 텍사스는 시애틀과의 홈 4연전을 싹쓸이했다.
 
박찬호는 오는 18일 시애틀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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