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과 차가움을 넘나드는 남자'

탤런트 김승수(31)의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처음 뜨는 문구다. 이웃집 오빠처럼 편안하면서도 매서운 눈매를 지녔기 때문일까.

`두 얼굴'을 가진 그가 오는 18일 첫 방송되는 MBC수목드라마「리멤버」에서 신세대 검사 `현우'로 등장한다. 법조인 집안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엘리트로, 극중 손태영을 사이에 두고 동료 검사인 박정철과 삼각 관계를 이룬다.

아직 사람들이 그의 이름만 듣고 곧바로 얼굴이 떠올릴 정도로 유명세를 타지못했지만, 깔끔한 외모를 앞세워 주로 엘리트 역을 맡아왔다.

MBC주말극「여우와 솜사탕」에서 과부 `봉인화'(김정란)를 사랑하는 엘리트 총각 `강수교'역을 맡았다면 고개를 끄덕일 법도 하다. KBS「쿨」, SBS오픈드라마「남과여」`황홀한 외출', SBS「루키」등이 출연작이다.

"그동안 의사 역할 두세 번, 법조인 서너 번, 재벌 2세 역할 세 번 정도 해봤어요. 자꾸 실제 제 모습과 다른 배역만 섭외가 들어와 마음 속으로 많이 부대꼈어요.

이번에도 전문 법 용어가 많아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긴 하는데 힘들더라구요."다른 사람에게 부러움을 살 법도 한데 정작 본인은 "양주보다 소주가 체질"이라며 행복한 푸념을 했다.

다행히 그는 이 작품에서 `법전만 끼고 사는 인물'이 아니라 인생을 즐기며 사는 `팔방미남'으로 나온다. 운동부터 노래, 피아노 연주까지 보여줄 게 많다.

"팝 피아노를 조금 칠 줄 안다"며 쑥스럽게 말하자 옆에 있던 박정철이 "승수형의 노래와 피아노 실력은 수준급"이라고 거들었다. 전공이 운동(경기대 체육학과 졸업)이라 스포츠 역시 만능이다.

심지어 극 중에서 여자 친구(손태영)를 위해 손에서 꽃다발을 만들어내는 `깜짝 마술'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듣다 보니까 이 대목에서 좀 과하다 싶었다. 검사가 그렇게 한가한 직업이 아닐 텐데.

"저도 좀 `닭살'이 돋긴 한데 어쩌겠어요. 대본에 그렇게 쓰여있는데... 드라마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얼마전에는 실제 검사와 출연자들이 모임을 가졌어요. 그때 검사분이 그러시더라구요.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검사가 `정의의 변호사'와 싸우는 `악의 무리'로 그려졌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고. 색다른 검사의 모습을 보여줄 작정입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건달'역을 해보고 싶다는 김승수는 "남들이 항상 그리워하는 바다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개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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