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AFP.이타르타스 AP=연합뉴스) 전(前) 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60)가 24일 밤 8시30분(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레닌묘 옆에서 13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첫 야외 콘서트를 가져 결국 노년에 러시아 공연 꿈을 이뤘다.

예정보다 30분 늦게 시작된 이날 밤 공연에 티켓을 구입, 좌석에 앉아 관람한 공식 입장자는 2만명에 불과했으나 11만명은 붉은 광장 인근에 모여 매카트니의 노래에 춤을 추거나 따라 노래하며 열광했다.

매카트니는 조지 해리슨이 작곡한 '섬씽'을 비롯,'예스터데이', '헤이 주드' 등 주옥같은 비틀스의 노래 22곡과 여타 곡 모두 36곡을 불렀다.

옛 소련시절에는 부르주아 노래라며 금지됐던 비틀스 노래에 모스크바 시민들은 자유를 만끽하는 분위기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공연 시작 1시간 뒤 공연장에 나타나 매카트니의 연주를 감상했다.

매카트니는 이날밤 공연에 앞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랫 잇비' 등을 들려 주었다.

푸틴 대통령은 비틀스 음악이 소련시절 '외국사상의 선전물'로 금기됐었으나 당시에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예술은 사상을 초월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비틀스가 전성을 누렸던 시절에 십대 소년였던 푸틴 대통령은 당시 이들의 노래를 즐겼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음악은 자유의 상징"이라며 직접적인 답변은 회피했다.

이날 공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1천여명의 모스크바 경찰과 내무부 소속 군인들이 질서를 유지하느라 진땀을 뺐으며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붉은 광장으로의 모든 교통은 차단됐다.

매카트니는 공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비틀스 시절 러시아 방문을 꿈꿔왔으나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고 이제 꿈이 실현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매카트니는 최근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7억6천만파운드(미화 12억800만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영국 음악가중 최고의 부자로 집계된 바 있다.

이 신문은 그가 영국 부자 전체중에서도 29위에 랭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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