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제작 이스트필름)가 최근 베니스영화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수상하자 미성년자들도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오아시스'의 인터넷 홈페이지(www.oasis2002.com) 게시판에는 “세계 영화계가 인정한 명작이 `18세 이상 관람가'라니 이해가 안간다”, “다시 심의를 해서라도 청소년들에게 보여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줘야 한다”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내가만일'(kumi588@dreamwiz.com)이라는 ID의 한 네티즌은 “고교생인 동생이 너무 보고 싶어하는데 `취화선' 처럼 일부 장면을 수정해서라도 `12세 이상 관람가'로 다시 개봉해달라”고 요구했다.
 
국어교사 김은주씨는 한겨레 14일자 국민기자석을 통해 “영화를 보고 난 뒤 학생들을 관람시켜 이야기를 나누려고 생각했으나 성인 대상 영화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면서 “학생들이 봐서는 안될 장면이라고는 도저히 없는데 이런 훌륭한 영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아쉬워 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지난 7월24일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한 이유는 사회부적응자 종두(설경구)가 뇌성마비 장애인 공주(문소리)를 강간하려 하는 대목과 종두와 공주, 그리고 이웃집 부부의 성관계 장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지난 8월15일 개봉 이후 탄원서 등을 통해 관람등급을 낮추는 방법을 모색했으나 이미 개봉된 영화의 경우 제목을 바꾸고 재편집하지 않는 한 다시 심의를 받을 수 없다는 영등위의 규정 때문에 벽에 부딪혔다.
 
유니코리아 문예투자의 김영심 마케팅실장은 “8월30일 `12세 이상 관람가'로 재개봉한 `취화선'처럼 일부 장면을 삭제한 뒤 재심의를 받아보라는 제안도 많이 받았으나 이창동 감독이 필름을 손질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다가 `취화선'의 재개봉 흥행성적도 저조해 관람등급 재조정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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