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프로그램에서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내용이 자주 등장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사고있다.
 
최근 SBS 수목드라마 `정'이 나레이터 모델을 비하하는 듯한 대사를 내보낸 후 이 드라마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에 항의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5일 4회 방송분에서 아버지(박근형)가 나레이터 모델로 길에서 판촉을 벌이던 딸 을숙(김사랑)에 대해 장남인 병수(유준상)에게 “길바닥에서 홀딱벗고 춤추던데 간수를 잘하라”고 꾸짖은 것.
 
이후 이를 꾸짖는 병수(유준상)에게 반발한 을숙(김사랑)은 “난 몸밖에 팔게 없다”며 “춤추고 노래하고 몸팔고 다닌다”고 말했다.
 
경력 4년차의 나레이터 모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sinbi928)은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는 많은 나레이터 모델들에게 정말 큰 충격이었다”면서 “우리의 자부심을 이렇게 왜곡된 모습으로 보여주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시청자도 “TV에서 조차 성실히 일하는 도우미들의 이미지를 흐려놓아 직업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KBS2 TV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 코너도 상고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네티즌들의 논란거리가 됐다.
 
지난 1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맹구를 맡은 심현섭이 “왜 영화 여고괴담인줄 아나? 상고괴담이면 이상하잖아. 선생님 주판알이 날아들어요. 으악”하는 발언으로 상고를 희화화한 것.
 
ID가 cjdajd인 한 네티즌은 “상고를 비하하는 방송을 보고 몹시 속상했다”면서 “요즘 세상에 어느 상고에서 주판을 쓰느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상고를 깎아내렸다”면서 분개해했다.
 
한편 SBS `정'은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나온 주인공 병수(유준상)를 고시공부하다 갈 곳이 없어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된 것으로 묘사해 비난을 샀다.
 
한 네티즌은 “제약회사 동기 중에는 유학파를 비롯해 학벌이 좋은 사람도 많은데 고시공부하다가 갈 데 없는 사람이 가는 회사가 제약회사로 비쳐 기분이 좋지 않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시청자도 “제약회사 영업은 전문지식과 학벌이 필요한,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이라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을 은근히 비하하고 있다”면서 시정을 촉구했다.
 
한편 KBS 2TV 일일극 `결혼합시다'는 6일 방영분에서 `보험아줌마'라는 용어가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ID가 jsrsweet인 한 시청자는 “보험설계사는 생활설계사, 재무설계사, FC 등 자격을 획득한 엄연한 직함이 있는 전문 직종이라면서 공영방송 드라마에서 잘못된 직업관을 조장하는 잘못된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미디어워치팀의 김태현 부장은 “네티즌들의 지적이 100% 객관화된 것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지적이 감시자의 역할로서 프로그램 제작에 긍정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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