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영우 인천항만연수원 교수부장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의 물류산업은 기업과 국가 경쟁력에 초석이 되는 주요산업이다. 특히 항만은 국제물류의 99.7%를 처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물류의 5대 기능(운송·보관·포장·하역·정보관리)중에서도 하역 분야의 핵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2007년도 전국 항만의 하역 분야에서 재해로 입은 경제적 손실액은 하인리히 법칙(직접비:간접비=1:4)에 근거로 산출했을 때 381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항만물류위주의 하역실적과 물동량처리량만 강조한 나머지 항만하역의 핵심인 항만관련주체들이 항만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무관심 및 하역재해가 항만 생산성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항만경쟁력에 심각한 저해요인임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정부는 항만하역분야의 생산성 제고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취지로 인천항의 노무공급권자인 인천항운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2007년 10월 1일 부로 인천항만물류협회 산하 각 하역회사 소속으로 상용화시키고, 이들 중 퇴직 조합원의 대체방안으로 인천항 노·사·정 공동인력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비상용 근로자를 선발해 지금까지 항만하역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상용화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2년 8개월 동안 항만하역분야에서는 총 210건의 사고나 재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하역재해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인천항에서 크고 작은 하역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인천항의 주요 고객인 선사와 화주의 우려스런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타 항만에 비해 항만하역의 생산성이 악화되고 있음은 물론 경쟁력 상실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다.
이 기간에 발생한 총재해 중 비상용근로자의 사고가 144건으로 전체의 69.5%를 차지하고 있다. 인원은 상용근로자의 52.1%로 절반을 조금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작업일수도 상용근로자의 91.9%에 안 미치는 비상용근로자가 인천항 전체 하역재해의 69.5%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고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역실적과 생산성만 강조한 나머지 짧은 시간 내에 성과를 올리기 위해 필수적으로 따르는 항만하역작업과정에서의 위험요인이나 사고위험에 대해서는 일상의 문제로 여기다가 막상 사고나 재해가 발생하면 “운이 없어서, 어쩌다 이런 일이” 임시방편적으로 해석하고 처리하는 안일한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야만 동종 또는 유사 사고나 재해 재발을 방지하는 첫걸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안전관리에 대한 ‘시간과 열정과 이에 따른 비용’을 전혀 투자하지 않고 오로지 실적과 성과위주의 현행방식으로는 하역재해나 사고를 더 이상 줄일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안전에 대한 발상의 전환으로 우리 모두는 안전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닌가 사료된다. 특히 인천항의 재해의 특성 중 중요한 것은 비상용 근로자가 안전과 하역방법에 따른 기능, 기술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도 인천항의 하역작업의 일꾼이라는 생각과 하역서비스 품질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토부, 하역관련사, 안전담당기관 등이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작업 시작 전 5분, 작업 중 5분, 작업 후 5분 정도 매일 항만하역작업에 안전점검을 할 수 있다면 안전의식 고취는 물론 재해를 1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제 글로벌시대에 국제물류의 무한경쟁에 걸맞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항만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해 항만생산성과 경쟁력확보의 교두보를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인천항에 최적의 안전관리시스템의 모델을 만들어 안전의식 제고와 항만재해를 줄이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항만현장에서 안전관리에 대한 전사적인 접근방식으로 각 작업별·공정별 안전분임조 활동과 제안을 활성화해 4M(Man·Media·Management·Machine)방식의 인적·작업적(작업표준 및 방법)·관리적·설비적(장비·설비·화물) 안전관리와 재해분석을 통해 항만하역재해감소 및 예방지원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면 항만하역생산성제고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항만물류의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항만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은 항상 언제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 항만관련 관계자 모두가 안전의식고취와 항만재해율 감소를 위한 최적의 해법을 도출하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