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에게 밥 한 끼를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공부 한 끼를 도와줘 가난의 대물림을 끊게 하자는 취지에서 교육복지실천운동을 하게 됐습니다. 개천에서 용이 다시 나올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인생 목표가 됐습니다.”
1980년대 ‘밑줄 쫙~’, ‘돼지꼬리 땡야’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전국 학원가에 스타 강사로 유명세를 떨쳤던 서한샘(66)잎새방송(www.ibse.co.kr) 회장이 고향인 인천에서 교육복지전도사로 또 다른 인생행로에 나섰다.

서울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서 회장은 모교인 동산고등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후 홍익여고에서 근무하다 1978년 학원계에 진출, 명강사로 유명세를 떨치며 전국 학원가를 휘어잡았다.
이후 서울시 교육위원에 당선돼 재선까지 거쳤으며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제의로 1996년 연수구에서 15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으나 이어진 낙선으로 정치권과 관계를 끊고 그의 전공인 교육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오랜 외도를 끝내고 고향 인천으로 돌아온 서 회장은 인천시 인터넷교육방송인 ‘잎새방송’을 출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평등을 주장하며 교육복지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한때 사교육계의 거장으로 과중한 사교육비 지출을 촉발시켰던 원인 제공자(?) 중 한 사람이었던 서 회장이 놀랍게도 사교육비 절감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느낀 것은 부가 부를 낳는다는 사실입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환경에서도 순수한 눈망울을 간직하고 배움에 대한 꿈을 잃지 않는 학생들을 볼 때 교육으로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됐습니다.”
서 회장이 잎새방송을 왜 시작하게 됐는지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학력수준이 늘 전국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천은 매년 5만 명 가량의 학생들이 서울로 유출되고 있고 도시팽창과 함께 사교육 소외계층도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 서 회장은 지난해 6월 당시 안상수 시장을 만나 필요성을 역설했고 그것이 주효했다.

“각종 사교육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교육의 평등은 꿈같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안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심한 인천이야말로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교육방송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일을 맡겼습니다.”
이렇게 스타 강사 서한샘 회장과 인천의 대표적 공기업인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손을 잡고 출범한 최초의 민관 합자 인터넷 교육방송이 ‘잎새방송’이다.

   
 
잎새방송은 여러 면에서 기존 인터넷 교육방송과 차별성을 보인다.

기존의 e러닝 사이트 또는 오프라인 학원은 유명 강사의 단과강좌 또는 종합강좌를 수십만 원대의 비싼 수강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잎새방송은 종합강좌·라이브특강 등을 1년에 3만 원의 수업료만 내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 보고 들을 수 있다.

한 달에 2천500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해당 학년의 주요 과목을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으며, 국내 최초로 적용하는 최첨단의 IPTV 시스템을 활용한 강의는 대한민국 최고의 디지털 영상강의를 실현하고 있다.

또 인터넷 학습의 보완을 위해 온·오프라인 멘토링 관리시스템을 적용, 온라인에서도 성적과 진도·출석·상담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이버 멘토링 관리학습이 적용되고 오프라인에서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맞춰 멘토링 관리교사 지원사업도 전개한다.

여기에 선별된 우수 강사진과 쌍방향 수업을 공유할 수 있는 대화형시스템, 강의 특성을 살린 신개념의 교재 등의 도입을 통해 잎새방송은 창립 5개월여 만에 3만여 명의 회원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5만 명의 회원이 가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잎새방송이 중점을 두는 교육방향은 ‘I Start(나 공부 시작할래요) 운동’이다.

I Start 운동은 결식아동에게 밥 한 끼의 식대를 제공하듯 사교육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공부 한 끼를 도와주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이미 미국에서 교육기회 불평등을 없애려고 시작한 ‘No Child Left Behind!(한 아이도 뒤처지지 않게!)’ 운동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학생 누구도 교육에 굶주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서 회장의 교육목표다.

   
 

“고비용 사교육이 난무하면서 사회계층의 교육양극화도 어느 때보다 심한 상황입니다. 누구도 공부를 돌봐주지 않는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 지원과 관심이 없으면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없고 가난은 대물림될 수밖에 없어 이들의 교육기회를 넓히기 위한 운동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런 취지로 시작된 I Start 운동은 10개 군·구와 각급 학교, 기업, 교회단체 등과 연계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현재 GS건설과 대우건설의 후원 및 한국청소년보호연맹이 공동으로 사업을 펼쳐 인천 지역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자녀 2만여 명이 1년 수강권과 학년별 학습교재를 받고 있다.

서 회장은 온라인 학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학생들의 학습을 방과후학교를 통해 지원하는 멘토링 관리교사도 양성해 고학력 주부의 고용 확대도 기여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최근 영어교육 담당 특보를 임명하면서 오는 9월 개교하는 채드윅 송도국제학교와 영어마을, 잎새방송 등의 상호 연결을 통해 인천 지역 학생들의 어학은 물론, 학력수준 향상을 위한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대한민국의 경제수도로 대한민국의 심장이 될 인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잎새방송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프로젝트 사업도 함께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한샘 인천시인터넷교육방송(잎새방송) 회장 프로필

-1944년 인천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경기대학교 문학박사 학위 취득
-동산고등학교, 홍익여고 교사, 학원강사, KBS·EBS 교육담당 강사
-한샘출판사, 한샘학원, 다솜방송, 한샘닷컴 설립
-한샘국어 등 학습서 30여 종 저술
-서울시 민선 교육위원, 제15대 국회의원
-서울시 교육의정회 이사장
(저서) 젊은이여 네 꿈을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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