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국성 인천경실련 공동대표/변호사

 지난 2010년 7월 20일경 인천시교육청은 대안교육 위탁 교육기관 신규 공모 지정 협약식을 갖고 장기 2곳, 단기 22곳을 신규 위탁 교육기관으로 지정했다. 장기 위탁교육은 1년이고 단기 위탁교육은 3개월이라고 한다. 이로써 인천시교육청과 계약을 맺은 대안 교육 위탁 교육기관은 장기 5곳, 단기 26곳 등 도합 31곳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내 아들은 정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가 학교 부적응으로 호된 고통을 받은 적이 있다.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자신은 물론이고 주위의 부모도 학생 못지 않게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처음에 아이가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 밖에서 방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참으로 난감했다. 어디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진단하기도 어려웠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인문계 고등학교 3년생이 학교 밖으로 나가면 학교 밖에서 누구로부터 무엇을 배워 험난한 경쟁의 세상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때 아이와 가족에게 한 줄기 희망을 준 기관이 바로 간석동에 위치한 모 대안학교였다. 이 대안학교는 정규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거나 많은 불출석이 있는 경우 혹은 다양한 이유로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는 소위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모아 일정 기간 동안 학교를 대신해 교육한 후 졸업은 원래의 학교에 돌아가 하도록 하는 대안교육 위탁 교육기관이었다.

난생 처음 접하는 대안학교에 대해 아이는 불신이 강했다. 대안학교도 정규학교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을 교육의 이름으로 통제하고 지도하려고 할 것이라는 불신이었다. 그러나 정서함양과 인성교육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에게 자기 존중감을 심어주는 지속적이고 따뜻한 대안교육의 덕택으로 내 아이는 원래의 고등학교에 무사히 돌아가 졸업장을 받고 졸업했고, 현재는 대학을 다니고 있다.

현재 인천시에서 매년 4천여 명의 아이들이 정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하거나 학교에서 탈락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자는 연간 4천여 명의 학업 중단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해 교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교육사업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나근형 인천시교육감 후보자는 핵심 10가지 공약 중 하나로서 ‘함께하는 교육’으로서 250억 원의 예산으로 도시형 대안학교 1교를 신설하는 등의 사업을 공약으로 선포한 바 있다. 특히 인천시의 공교육의 책임자인 나근형 교육감이 내세운 ‘함께하는 교육’이라는 슬로건의 공약은 참신한 표현은 물론이고 교육에서 소수자로서 존재하고 있는 연간 4천여 명의 학교 중도 탈락자를 적극적으로 배려하고 지원한다는 정책으로서 많은 학부모와 시민단체의 격려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인천시교육청이 기존의 대안교육을 담당할 위탁교육기관을 신규로 24곳이나 확대해 지정한 것은 참으로 격려를 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와 같은 나근형 교육감의 정책실행은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그 아이는 다가올 미래에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기회를 거의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연간 4천여 명의 학업 중단위기에 처한 학생들에 대한 보호를 위해 인천시교육청은 기존의 대안학교나 대안교육 위탁기관에 대해 예산이나 시설에 보다 더 과감하게 지원해야 할 것이고 이번에 신규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이 보다 좋은 명문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온갖 신경을 대학 입학에 쓰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한 곳에서는 수많은 가정과 학생들이 천금같이 귀중한 시기에 학업을 중단하면서 소리없는 절규를 하고 있다. 이런 소수자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배려하고 격려하는 ‘함께하는 교육’이 진정한 공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연간 4천여 명에 달하는 우리의 아이들과 그 가정을 위해 인천시교육청은 물론이고 인천지방정부, 지방의회 및 관련 시민단체들이 열린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새롭게 인천시의 공교육을 맡은 나근형 교육감이 임기 동안 교육에서 소외된 소수자 보호를 위해 펴기로 한 ‘함께하는 교육’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그의 건투를 충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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